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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다는 것의 의미..


BY 2007-04-22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내가 앞으로 얼만큼 서 있을까!

 

문득 의문문이 쌓이며..또 생각속으로 들어간다.

 

좀 전의 시간은 거기였는데..지금은 조용하다.

생각속으로 간다.

 

봄볕치고는 뜨거웠다.

저녁이면 빗방울이 거세질거야...당연한 것처럼 생각했다.

가슴이 벅차면서 한복판이 으스스해지면..

여지없이 비가 온다.

설레이는 것도 아니고, 답답한 것도 아니고,

묘한게 시숭생숭한 분위기..여자들에게 나타나는 직감처럼..

그렇게 온 종일을 보냈다.

 

어째서 그런 마음을 먹었는지..

매스컴엔 한사람의 얼굴만 나온다..

인정이 많아서...

멀리 보낸 아들인데도...워낙 큰 일을 쳤으니..

나라안이 뜨겁지 않을 수가 없다.

참 마음 아픈 일이다.

 

지금..참 살기 힘들다는 말  많이 한다.

어떡해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는게 요즘의 현실이다.

이것이 옳은 것 같아 이것을 찾으면..

저것이 불숙 나타나 마음 산란하게 만들고..

스승도 많고, 배운 사람도 많고, 돈도 많고,

물질도 많고, 여자도 많고, 남자도 많고...

뭐가 부족하겠어..부족한게 있다면 능력 없는 사람의 불충이지..

 

이 많은 것들 중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 애(愛)\" 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에선 말법시대가 와서 인간의 존엄성이 깨졌다고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내가 말하는 애는 아주 단순한 기본을 말한다.

 

아이들 사주를 보러 많이 오신다.

이 아이 괜찮아요? 무엇이 되겠어요? 잘 사나요?

내가 어디가서 보더라도 당연히 물어야할 질문이다.

 

각자의 소임과 운명은 타고 났다는 것이 철학이지만..

 

이 운명선에는 부모의 동기부여가 한 인생을 좌우지

한다 해도 맞겠다.

그래서 무엇보다 어려운 것이 부모 노릇이다.

 

헌데 요즘은 너무 준비 없이 부모가 된다.

이 어려운 이야기를 말이다.

 

염(念)에서는 물만 먹어도 사람은 살 수 있다고 했다.

 

갓난 아이에 비유하면, 물만 먹이고 사랑 듬뿍 준 아이는

토실토실 살이 올라 오는데..

먹는 것은 잘 먹였더라도 사랑 없이 큰 아이들은

자꾸 자꾸 살이 빠지더란다.

말이 되는 이야기다.

 

\" 공부도 못하는 것이 먹는 것은 잘 먹어요..\"

그러면서 웃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공부도 못하니 먹는 것이라도 잘 먹야

이쁜게 아닌가!

그럼 이것은 엄마 생각이네..공부 못하는 것은 먹지도 말아야

하는 엄마생각...

그러니 아이가 답답하겠네..자기 생각 없이 엄마 생각에

맞춰야 하니..

 

이것은 엄마 뿐만이 아닌 나와 너..우리에 관한 이야기다.

 

통했으면 좋겠다..통해야 한다.

어떻게 통하느냐...

 

어릴적 우리는 엄마에게 가족에게 이웃에게 벽이 없었다.

학교 갔다 와서.. 집에 엄마가 안계시면..

담 넘어.. 누구니...네 저예요 아줌마.. 우리 엄마는 요?

엄마 밭에 있나? ..밥은 먹었어?

아니요..엄마랑 먹을래요..

 

그리고 불이나게 밭으로 간다.

엄마를 찾아서..

 

전엔 그랬다.

엄마가 일터에 있으면 학교 갔다 몇시간 못 보면 엄마 찾으러

온동네를 돌았고, 행여 도시에서 엄마가 일을 하거나 장사를

하면 그 일터에 가서 엄마를 보고 와도 흉도 아니고..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

정이 통하는 사회였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사회엔 벽이 생겼다.

 

통하는 맛이 없어진 것이다.

아침에 나간 엄마는 저녁이 늦게 되서도 볼 수가 없다.

아빠는 언제나 당연히 그런줄 알고 있다.

누나도 누이도..오빠도 동생도 모두 각자가 바쁘기만 하지

서로가 서로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면 되니까!

 

나의 깊은 내면이 말라가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깨닫지 못한다.

왜냐면 바쁜 일상이 늘 바퀴 돌 듯 돌아가므로..

 

그러다가 어느날..

한 오십줄이 되어..

젊은 애들 사는 것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느끼고 살지 못한 답답함이 밀려 온다.

뭣 하다가 이만큼이나 왔을까!

정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통하다는 것은 걸림이 없어야 한다.

고정된 생각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고 못 배우고..

잘 먹고 잘 살고..

취하고 안 취하고..

이런 개념이 아닌..

일미평등(一味平等)한 생각을 갖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모두가 정을 그리워하고, 깊은 내면은 한없이

의지할 누군가를 찾는다.

이것은 사람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나오는 고(苦)의 실체

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두가 엄마를 찾는 것이다.

자궁속 같이 따뜻한 엄마 품을..

 

잔잔하고 맑은 엄마의 양수안을...

 

대화도 자꾸 하여야 늘고..

손도 자꾸 잡아야 따뜻함이 흐르고..

먹을 것도 자꾸 줘야 내 먹을 것도 생기고..

덕담도 자주 하여야..하는 맛을 안다.

 

아이들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마음이요.

아내가 남편을 의지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요.

남편에게 부드러워야 함은 아내의 이치다.

부모가 있어야 자식이 있고..

자식이 있어야 조상이 있는 것이므로..

대지가 목마르면 비가 여지 없이 내리고..

저쪽 하늘에서 번개치면 이쪽 하늘에서 답하는 것이..

정한 이치이다.

 

무슨 말이 있겠을까..

그저..마음속에 커다란 복돼지 하나 키우면..

부러울것도 집착할 것도 애잖할 것도 없지 않을까..

 

문득 자는 시간이 아까워 깊은 숨으로 나를 돌아본다.

 

치는 번개만큼 쿵쾅거리던 내 마음도 정적속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무릉도원의 계림을 갔다 왔으면..

현실도 꿈이요..꿈도 현실인 지금..

무엇이 부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