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서 눈을 떳어요.
각 자는 방을 둘러 보고...책을 끼고 앉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쏟을 듯...마음 한구서 애린지...
많이 외로울 수가 없어요.
아이들 어릴때 썼던 작은 이불을 몸에 두르고...
의자에 앉았어요.
헌데.........
내가 나이가 드는구나...나이가 오나보다...
라고 ........
더이상 웃을 때 입을 가리고 웃지 않고..
가족과 썩여 있을 땐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훌렁훌렁 벗어요.
볼일 볼땐 화장실 문도 안 잠그고..
특히 남편 앞에선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 해 본적이
언제인지.
내 안의 나는 더 감수성이 예민해지는데...
생활속의 나는 더 메마르고, 예쁘지 않은 아줌마....
이것 때문에 잠을 설친것은 아닌데..
괜실히 이 모든..나이 듬에 문득 허접함에 나를 들볶아요
그래서...꿈에 돌아가신 아버지도 나오고..
너른 풀밭도 보이고..바다도 보이고..산도 보이고..
그 넓은 곳을 헤매이는 나는 작디 작은 아이예요.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하지 못하고..
억울한 상황이 되었는데도 입을 떼지 못해요.
꿈에서 울어요.
그런 아이를 난 보고 있어요.
가엽게도...
한 인간으로 사는 것은 이렇게 큰 외로움과의 싸움인가 봐요.
그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사람과 엉키어 살면서도....
그 속에서도 외로와요..
참말로 희얀한 세상속에 살아요.
친한 언니가 나에게
너 일본 갈래?
웬...일본..
나 일본 간다.
좋겠다.
너도 가자.
못가..
왜 못가!
...
비행기표는 내가 끈어 줄께.
아이..그게 아니고..
너는 그래서 안돼는 거야..
뭐가?
너는 자유로운 척만 하지..실상..니 생각틀에서만 살잖어..
언니...
흐린 말속에 난 자유롭지 못해요.
인정하지요.
그래..난 자유로운 척만 할 뿐...진정한 나를 버리지는 못했구나..
누구는 한쪽에 가방을 늘 쌓아 놓고 산다고 했어요.
꼭 가지는 않지만..언제나 갈수 있다는 희망으로...
그런데 말이지.
가끔은 이런 저런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고..
훌훌...나름대로 떠나고 싶을 때도 있어요.
가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말이지.
휴대폰이 문제예요.
휴대폰을 붙잡고 애들을 묻고, 남편의 마음을 물어요.
좋은 것을 보아도..맛난 것을 먹어도...
늘 동행처럼 가족에게 걸쳐 있는 나를 발견해요.
그리고 아쉬워하는 나를 또 느끼게 된단 말이죠.
미련한것...
그렇게 세월은 흘렀어요.
늘어진 뱃살과 비싼 화장품을 발라도 얼굴은 은갈치처럼...
안되요..
반짝반짝...윤기가 웬말....그런게 없어요.
웃음도 없어져요..희얀하지요.
여자는 몸 보다 마음이 오묘하다고 했어요.
나이 듬에 이 속은 더 모르겠어요.
예전에 한 남자가 있었어요.
....
그 남자와 딱 한번 놀러 갔었는데..
그 남자 하는 말이...
세월이 흘러 넌 이 날을 잊어버리겠지만...
난 잊어 버리지 못할거야..
문득 생각이 나네요.
사실은 그 남자가 생각나는 것이 아니라..
그 달콤한 말이 생각나는 것이예요.
늘 여자는 추억을 먹고 사는 것을 느껴요.
누군가 한마디 던져준 그 의미로 느끼며 살아요.
이 감수성의 산물을 누가 비위 맞춰 주겠어요.
아무도 없을게야...
새벽이 길어요...햇살이 더욱 그리워요.
추위속에 바들바들 떠는 저 석류나무 가지가 .....
혹여 겨울로 향하는 나는 아닐지!
온실속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것 보단
어쩜 더 의연한지도 모르겠네요.
그도 고맙지요...멋지지요.
누가 날로 먹고 살지 말라 그랬어요.
고민도 없고, 악다구니도 없고, 슬픔도 없고,
외로움도 없고, 허접함도 없고, 애들도 없고,
남편도 없었다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살았겠지요.
그 엉킴의 틈에서 새싹은 돋아 나니까...
좀 멋지게 늙어야지..
좀 멋지게..
잠도 푹자면서...
....그래도 아직은 이것만은 애리네..
언제 이만큼 왔는지..
어느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