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82

묘목을 심어야지요.


BY 2007-05-12

청계천 변에 이팝나무 꽃이 장관 이라지요?

 

서울을 가지 않아도 저는 알 수 있어요.

 

목을 많이 쓰니...배즙 드시면 좋다네요..

 

큰 딸아, 배즙이 왔다.. 어휴..미안해서 어쩌니..

 

엄마의 좋은 한숨이 전화선을 탑니다.

 

애들 손에 과자가 덜렁덜렁 쉽게 걸립니다.

 

박스로 온 과자는 동네 애들 간식 거리로 그만이지요.

 

모두...이런 호사가 나에게 있어...참 쑥스럽지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줬다하여 생기는 감격이 아닌..

갖어준 관심 만큼 심연이 깊어야 하는데..

스스로에게 새김질을 합니다.

더 깊이..더 깊이..

 

남자 손님이 오셨습니다.

왜 오셨냐 물으니..

자신은 인덕이 없다고..조카가 돈을 밀려 달라고 하는데..

인덕이 없어..갚지 못할까봐 걱정이라고.....방법을 좀 찾고자

물으러 오셨습니다.

 

그래..사성을 놓고 풀어봅니다.

복이 없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처복도 집안복도..

오십이 넘은 분이 그 시절 대학 공부 했으면..

집안복도 좀 있는 것이요.

아내덕도 있어 아내가 커다란 식당을 하여..돈 좀

있게 살며..애들도 다 나름대로 잘 커서 제 밥벌이 하니..

사실 누가 보아도 걱정 없는 중년의 남자지요.

헌데요..

 

이분의 결점은 욕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복은 있으나 덕이 없다는 것이지요.

복덕과 지혜를 갖추면 사실은 부처님 이지요.

 

이 분은 복은 있어 여태는 잘 살고 있지만..

갈수록 의심병이 많아 덕이 없으니..

실로 사람 농사를 잘 지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말년이 외로울 수 밖에 없는 팔자지요.

 

흔히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합니다.

사람이 코 앞만 보면 덕 까지 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잘 먹고 잘 살면 되지만..

천리를 보면 흐르는 물이 있어야 또 흘러 흘러

내 복이 네 복이 되고...자손이 그 복을 먹고 사는 것입니다.

결은 외롭지가 않고...더욱 풍성한 내면이 된다는 것이지요.

 

오행을 보면..

목생화..나무는 불을 낳아 놓습니다.

화생토..불은 땅을 기름지게 하고..

토생금..땅의 결정은 금을 만들어 냅니다.

금생수..금은 흘러야 한다 ..즉 물처럼

수생목..다시 목을 생하여 결실을 만들게 합니다.

 

이것은 상생이요.

다음은 상극인데..

사실은 상생이나 상극이나 모두 필요한 것이지요.

 

상생만이 중요한 것도 아니요..상극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다 있어야 우주는 돌아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헌데요..상생을 인간과 대비시키면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쉽게..목은 사람이요..사람은 화술도 좋고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목생화요.

이 화술과 매력과 쇼는 토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이것이 화생토지요.

이 울타리 토양..땅은 금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돈 입니다.

이것이 토생금이지요.

이 돈은 물처럼 흘러야 여럿이 상생을 하는데..

이것이 금생수입니다.

잘 흘러 상생을 하면 다시 수생목이 됩니다.

 

이것은 경제개념의 상생과정을 대입시킨 것이고..

 

인생관의 상생 또한 이 비슷한 흐름으로 가야하지요.

어짐은 목이요.

예의는 화요.

신은 토요.

의는 금이요

지는 수로써...어진사람은 예의가 있고..

믿음이 있는 사람은 의리가 있으면..

의리가 있는 사람은 지혜가 충전한 사람입니다.

이 돌고 도는 과정이 윤회이며 사람의 본분이며...

본체입니다.

 

이 상생의 역사만 잘 지키고 살면 참 좋겠으나..

사람이 어찌 그렇게 살 수 있겠습니까!

 

이 아저씨는 다 갖으셨는데...이 덕목이 좀 빠진 듯 했습니다.

 

그래서 말씀 드렸어요.

손님...이제 돈 좀 쓰세요.

이제 쓰실 연세가 되었습니다.

참..쓸데없이 돈을 써요!

베풀어야지요.

친구들 밥도 사주고...가족들에게 ...여러사람들에게..

그럼 즐거움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조카에게 돈 빌려줘도 좋구요..

 

묶여 있으면 답답합니다.

돈도 묶어 놓으면 답답해서 탈이 납니다.

왜냐구요.

떠나보내지 않으면  흘러 들어오는 것도 없기 때문이지요.

금생수..

 

보내기도 그렇고 안 보내기도 그렇고..

두 마음이 교차하는 이 분의 마음에 제가 해답을 드려야 하는데..

철학이 틀리니..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사람을 심으세요.

금생수 다음은 수생목 입니다.

목은 나무요..사람입니다.

 

지금처럼 각박한 세상에 사람이 사실은 제일 무섭지만..

사실은 사람이 가장 아름답지 않습니까!

 

어느날 손님이 저에게 묻습니다.

어머..힘드셔서 어떡해요.

안 힘들다면 거짓말 이지만..

그래도 배우는게 많아요.

풍월이 이만하면..어디가서 굶어죽지는 않겠잖아요.

그러면서 웃었는데..

 

사실은 저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행복한 모습을 그리는 것도 내 소관 입니다.

상극을 하고 가면 행복도 상극이 되고..

상생을 하면서 가면 행복도 상생이 됩니다.

이는 자연의 이치요...우주의 섭리이지요.

 

가만히 앉어서 청계천의 이팝나무 꽃 잔치도 봅니다.

이 좋은 축지법을 쓰고 사는 세상에서..

무엇이 없어 죽어라..살어라 하며 살겠어요.

 

죽어라가 있으면 당연히 살때도 있는 것입니다.

기다리세요.

이왕 기다리는 것! 넉넉하고 깊게 생각하며..

 

꽃이 움을 틔울땐 무척 아픈 고통을 느낀다 합니다.

 

꼭 에미가 새끼를 낳을때와 같겠지요..

진짜 아프잖아요..

근데 그 새끼 보면 진짜 행복하잖아요..

 

봄엔 인정이 있어야 합니다.

원래 계절 중 인정 때문에 울고 웃는 계절이 봄이고..

이 계절엔 묘목을 잘 심어야 합니다.

 

아저씨..잘 심은 나무는 꼭 훌륭한 꽃을 피웁니다.

망설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