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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길에..


BY 2007-05-08

두둑한 봉투를 내밀었을때는 이유가 있었다.

 

이 바닥에서 살아 남으려면 간담이 남들과 같으면

못 산다.

사람의 눈을 응시하고 그의 기를 느끼고..

사주팔자의 오행상생과 상극과 충과 형과

그리고 살까지...분석력을 포함한 그의 인생관까지

총 망라한 버라이어티한 한 인간의 쇼를 느끼지

못하면...절대.. 다음 손님을 기대하면 안된다.

 

그러므로 호랑이의 눈으로 그를 보아야 하며..

이에.. 보는 눈의 끝자락에선 자애와

인간의 내면의 애잔함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단 몇 초동안의 판단력이 순간이동을 하며..

기막힌 이야기를 읽어낸다.

 

저녁 퇴근 준비를 한다.

수고했어요..당신 상 줄께 내가...

오른손으로 가슴 한복판을 다독이며 내 자신에게

위안과 격려를 보낸다.

그럼 마음은 참 좋아한다.

고마워요..인사도 있지 않는다.

 

똑똑..누구..

대뜸 들어온 건장한 남자는..왠지 나를 움찔하게 한다.

참..별놈이군..

 

그 별놈이 간명부 위에 돈을 놓는다.

만져보지는 않았지만...현금 백만원이 넘는 듯 했다.

그야 그렇고..

 

뭣 땜에 오셨나요...

내가 뭐가 자꾸 보여요..

뭐가 보이나요..

연기도 보이고..할아버지도 보이고..죽겠어요.

 

주변이 서늘해진다.

쓸데없는 기가 흐르면 서늘한 느낌이 드는 것..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다.

 

상은 또 다른 상을 낳는 것...아무것도 아니려니..

마음으로 날 달래고 있다.

 

여기는 무엇이 보인다 하여 오는 것이 아니고..

사주를 풀면 전생도 나오고 현재도 나오고..미래도 나오니

사주 먼저 풀겠습니다.

 

일주가 기토...기토라.. 오직 토만 오성를 찾지하고

있고...어매어매...급각에 충형이 암장으로 지탱하고

있으니..이를 어쩜 좋을까!

 

한마디로 제 목숨으로 사는 팔자는 아니다.

 

토가 많음은 매몰된 분의 영가도 있을 것이요.

제자리 들어가지 못하고 울고 있는 영가도 있을 것이다.

 

이러다보면 본인 보다 아내가 먼저 비명을 할 것이요

아들이 먼저 비명 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이게 팔자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가서 들었는지..

이 남자분...고민 고민 하다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왔단다.

 

이제 시작이다.

물었다...사대이하 조상중 매몰된 분 있습니다.

네..홍수나서 산사태로 돌아가신 분이 있으십니다.

아내가 많이 아프지요..

네..아내가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꿈에 할아버지가 나타나시더니 나를 거둬달라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이 이상한 빛을 띠우십니다.

할아버지 입성이지요.

 

늘 다중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말의 힘과 생각의 힘으로 모든 것을 다스리고 살아야 하나

세상에서 재일 힘이 없는 것도 사람이라..

느닷없이 찾아 온 불청객이 객이 아닌 주인 노릇을

하려고 안간 힘을 씁니다.

참 무서운 장면이지요.

 

우선 대우하여 줍니다.

왜 오셨나요..할아버지.

춥고...답답하고..

( 참..이거 어디까지 믿어야해..)

그럼 할아버지 지금은 오지 마시고..

다음에 밥 해 드릴때 오셔요.

지금 오셨어야..아무것도 드릴게 없어요.

아셨지요..다음에 오셔..그럼 멋진 상 차려 드릴께요.

 

이정도면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것은 인지상정이요..

척하면 척이다.

돈을 내 놓았을때도 얼마나 힘이 들면 그랬겠냐 말이다.

앓고 있는 사람은 이 심리적 불안감으로

삶과 죽음을 순행하는 것이다.

 

어둑한 불빛은 창문을 통해 스며 들고 있고..

건장한 남자는 눈을 희번뜩 거리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고..

이거 간담이 서늘한 나는..

큰 시험대 위에서 오줌 나올 일을 치루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시요 할 수도 없고..

그래.. 별놈의 재미있는 이야기나 듣자.

 

할아버지가 오시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요?

온 몸이 떨려요..꼭 무당의 깃대가 흔들리는 것 처럼..

 

당연히 접신이 되려면 육 이탈이 오면서 들어나는

현상이다.

 

무슨 말씀을 하세요.

이사람 저사람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리고 집안 이야기도 하시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조상이 자손들 안타까워 가지도 못하고

그렇구나!

무슨 한 일꼬..

 

사실은 아무도 인정 못한다.

이 말들을 어떻게 인정 하라고 하겠는가!

그러나..그 다음이 문제다.

 

당신이 언제 어떡해 무슨 일을 하고 살았으며.

죽음을 맞이한 이유까지..사실과 틀림이 없이 나온다.

할머니가 어떤 분이셨으며..

할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고..

등등...다 이야기의 구색이 맞춰진다.

신기한 일이다.

 

오신분 박절할 수도 없고..천도하여 좋은 세상 좋은 인연

만나라 회향 시켜 들여야..자손도 편하고 나라도 편하지..

혼자 속심만 굴뚝이 된다.

 

늘 처음도 없고..끝도 없다.

그저 어려운 이야기라 믿어달라 할 수도 없고..

안 믿자니 연신 한숨이 천근이 되고..

누가 이 아픔을 알까!

 

별놈이 힘이 없어 보여 내심 안타까웠다.

그 좋은 직장도 그 좋은 안식처도...내것이냐

네것이냐..주인을 잃고 허우적 거리고 있으니..

그저 한구석 이 팔자라는 놈에게 욕이나 실컷 해야 하나!

 

모든 것이 인연 따라 온 것을 누가 누구에게 욕을 할까!

 

어느새 서늘한 기운은 가고..

가색이 편 느낌만 온 천지에 만들어진다.

 

또 좋은 인연을 만들어줘야지..

사람이 사는 곳에 무슨 일이 없겠어만..

이 영이 맑아야 사는 락도 있을텐데..

그저 속절만 깊어진다.

 

님아..어쩐 일로 오셨어요..

오셨으면 좋은 인연으로 쓰다듬어 주시고나 갈것이지..

아직 몰라 ..아직 몰라..

그러는 것이니...그저 마음 넓게 풀고 풀어 자손대대

부귀 영달하게 도와주고나 가소서..

 

뿌리 깊은 나무는 절대 썩지 아니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