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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너도 네 아빠처럼 멋진 남편이 되어라 -3


BY 2007-01-11

아들!

어제 엄마가 좀 아팠네.

새해 벽두부터 집안을 어수선하게 만들어 미안해

아들이 응급실로 달려오고 아빠가 허연 얼굴이 되어 응급실로 달려와서

엄마를 걱정했지.

 

결혼해서 28년간 엄마는 정말 많이 아팠어

어디가 허약한지

그런데 말이다 아들아

엄마가 아플때 단한번도 아빠가 짜증내지 않았다는거야

그리고 왠만하면 병원을 직접 데리고 갔다는거야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나가서 악을 사다 먹였다는거야

아플때 소홀해서 서운하면 평생을 잊지않는다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아프단 말을 하지 못하게 민망하게 엄마를 챙겼다는거야.

 

결혼해서 아빠를 처음 놀라게 한 사건은

엄마의 자연 유산이었지.

 

결혼 전에 데이트 할때도 이상하게 잘 체하고 머리아프고

아무튼 비실거렸지.

체해서 헉헉일때마다 조용히 소화제를 사다 책상위에 올려주었고

머리아플때마다 진통제를 사다주곤 하던 네아빠의 따스함이 어쩌면 결혼을 결정하게

했는지 몰라.

 

결혼하고 엄마는 아기를 가지게 되었단다.

아기도 낳지 못할것 같다던 할머니의 우려를 깨끗이 씻고

엄마는 아기를 가지게 되었다.

 

입덧이 얼마나 심하던지

아무것도 못먹고

토하기만 하는 엄마를 위해

아빠는 냄비를 들고 냉면을 사러다녔고..(사오면 한젓갈도 먹지 못했지만)

뭐든지 먹이려 애썼단다.

가난한 아빠는 과일도 많이 사올수 없어서

사과 한개를 주머니에 사서 넣고와

예쁘게 깎아 주었고..그것도 토해내면 아무말 없이 치워주었다.

그렇게 고생해서 기른 아기가 7개월 될 즈음 어느날 새벽 배가 아팠다.

 

급히 병원으로 갔지만

이미 아기는 뱃속에서 숨을 멈춘 후였다.

아기를 촉진제를 맞고 돌려 낳아야 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미 정신을 잃었고 하혈은 넘쳐나고

아빠는 의사선생님을 잡고 아내를 살려달라고 애원하셨다고 한다,

어찌해서 그 고통을 이기고 첫 아이를 그렇게 잃었다.

 

그러나 아빠는 슬픔을 감추고 엄마를 지극하게 간호하였다.

첫 아이를 그렇게 유산시키고 습관성 유산으로 그후 3개월에 한번 ..5개월에 한번

세번을 자연유산의 고통을 격었다.

 

그러고 너를 가지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1년동안 차를 타서도 않되고 구부려서 빨래를 해서도 않되고

힘들어서도 안되고 사랑을 해서도 않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그때부터 아빠는 엄마를 극진히 보살폈다.

엄마 머리를 감기고 발을씻기고 목욕을 시키고 밥을 해서 먹이고

가난한 아빠의 눈물겨운 보살핌은 엄마를 최고로 행복하게 했다.

너무도 지독한 입덧속에서도 너의 태동을 느끼며 행복해 했고

1년간을 극진한 간호와 사랑속에서 네가 나올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아빠는 참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너도 그걸 인정하잖니.

엄마와 결혼할때 경제적인 호강을 시키는건 어렵겠지만 어떤일이 있어도

마음고생은 시키지 않겠다고

엄마와 약속해 주더니

결혼 28년동안 아빠때문에 특별히 마음아픈 일이 없었다면

이해하겠니?

 

그런 아빠와 엄마에게 너는 축복이었다.

너는 아빠의 커다란 기쁨이었다.

아빠가 너를 얼만큼 사랑했는지...그것도 알려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