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네가 여자친구네 집에서 자고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엄마랑 아빠는 웃었다.
\"여보~만약에 내가 안된다고 했으면 울 아들 뭐라고 했을까?\"
그랬더니 아빠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겠지 뭐~그냥 친구네 집에서 잔다고 하겠지뭐\"
\"참 우리아들 엄마 아빠 잘 뒀다\"
그러며 웃었다.
그러며 28년전 엄마의 아버지 그러니까 네 외할아버지를 생각했다.
스물한살 어린딸이 사랑에 빠져 새벽에 일어나 수선을 떨었다.
\"이 새벽에 왠일이냐\" 라고 외할아버지가 물셨다.
\"아버지~00씨 한테 가려고\"
철모르는 어린딸
어떤 마음으로 지켜 보셨을까?
외할아버지는 어린 딸에게 택시비를 주셨다.
\"새벽에 위험하니 택시타고 가라\"
외할아버지는 맑은 선비셨다.
연애결혼은 안된다던 외할아버지셨다.
그러나 어린딸이 사랑에 빠져 철없이 행동할때도 외할아버지께서는 이쁘게 보아주셨다.
\"내 딸이 선택한 사람이라면 틀림없을거다\" 시며
어린 딸을 믿어 주셨다.
그땐 아버지 마음이 아릿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엄마와 아빠는 29년전 어느해 가을이 넘어가고 있는 날 처음 만났다.
아빠가 일하는 사무실에 첫 출근한 날 전화가 왔다.
엄마가 전화를 받으니\"어~거긴 여자가 없는 사무실인데\"
\"오늘 출근했거든요\"
\"그래요? 저는 거기서 근무하는데 일주일 동원훈련을 받거든요..
아무튼 다음주 월요일날 봅시다\"
다음주 월요일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들어왔다.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일하고 있는 엄마에게 말을 건넸다.
\"사람이 왔음 고개들어 쳐다좀 봐요\"
고개들어 아빠를 처음 보았을때...
\'아~저렇게 고른 이를 가진 사람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남자의 웃는 잇속이 피아노 건반처럼 나란했다.
처음은 그랬다.
엄마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아빠는 현장에서 일하는 정비사였다.
엄마나이 스물한살
이상도 많았고 남자에 대한 막연한 조건도 많았던 나이
솔직히 정비사는 이상형이 아니었다.
그냥 한 회사에서 일하는 여섯살 많은 인정많은 남자였다.
그런데
남자는 나를 여섯살 어린 여자가 아니라....
그냥 여자로 보았다.
그렇게 시작 되었다. 아빠와의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