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우리 머슴애들 때문에 나는 울수도 웃을수도 없습니다.
연휴동안 지루해서 주리를 트는 아이들을 어쩔수가 없어서
갯벌에 나깠다 왔습니다
일곱 아이들이 온몸에 진흙팩을 하고 놀았으니 그 빨래가 오죽하겠습니까?
팔이 빠려라 비벼 빨아 놓고 급하게 저녁을 준비하는데,
남현이가 주방을 기웃거리더니 냄비 뚜껑을 들쳐보고 나서는
" 애해.. 된장 찌게네, 맛 되게 없겠다." 하는 것입니다.
순간 발끈하는 화가 머리를 치밀었습니다.
순간 따따부따 잔소리를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갖은 정성을 다해 차리는 밥상을 놓고 감히 그럴수 있느냐?
햄이나 불고기는 당장 입에는 달지만 네 뼈를 삭게 만드는 것을 모르느냐?
식당 밥처럼 조미료 법벅에 입을 길들이려 하느냐?...
어덯게 엄마한테 그럴수가 있느냐?
이런 대접 받으려고 내가 시간과 정성을 투자 해야 하느냐?
그러고 나서도 분이 풀리지 않아 식사후에 큰아이 셋을 불러 놓고
마늘 한소쿠리를 까게 하였습니다.
애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연예가 중계도 못보고 주방에서 마늘을 까게 되었으니 ,
씩씩 대는 소리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40 여분 지났을까 ,
감독 차원에서 주방에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 엄마, 호박이 좋아요? 마늘이 좋아요? " 하는 것입니다.
" 호박은 호박대로의 맛과 특색이 있고, 마늘은 그나름의 특색이 있잖아"
했더니,
다시" 엄마, 그럼 호박 닮은 얼굴과 마늘 닮은 얼굴 중 어느게 더 나을까요?"합니다.
어이가 없지만 뭐라 대답을 하기전에는 이 요상한 질문이 끝나지않을것 같아서
"호박 보다는 마늘 닮은게 개성이 있지않을까?"했습니다.
그때부터 박장대소가 울려납니다. 한동안 주방에서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습니다.
"마늘 정말 지긋지긋해-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갈비가 마늘 없으면 맛이 안나는데-
이제부터 갈비 안먹고 삼겹살 먹어야지-그럼 김치는, 김치 찌게는 ..."
마늘 까는 지루함을 나름대로 재밋거리로 만들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더이상 화를 낼수가 없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마늘 한소쿠리를 까면서 야단 맞은 서운함과 자기들의 자유시간을 잃은
억울함,엄마가 왜 그토록 화를 내었을까? -라는 답도 찾아낸듯 합니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과 싸우면서 배웁니다.
내가 살아갈 이유와 가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