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가 혼자 1박 2일의 외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저역시 딸셋과 아들 하나를 키우며 혼자 외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나단이가 태어난 3년 전부터 혼자서 어딜 간적은 한번도 없는것 같군요.
가끔 한시간쯤 볼일을 본적은 있지만 1박 2일의 외출은
저에게 큰 기쁨과 설레임 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기대되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었으니까요.
모임이 있기 하루전에 서울로 향했습니다.
모임이 오전 11시라 그날 아침에 가기에는 차시간이 너무 어중간해서 전날 출발했답니다.
영문을 모르는 나단이는 엄마가 혼자서 버스에 오르자 울듯한 얼굴로 엄마를 쳐다보더군요.
그러나 아빠와 함께 손을 흔들며 엄마 빨리와 하더군요.
이윽고 차는 떠나고 저는 혼자서 버스여행을 했습니다.
창밖을 보며 짙어가는 가을 느끼고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를 보며 집에 가서 나도 해야되는 일인데하며
마음은 밭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하여 높은 아파트를 보며 막히는 차들을 보며 어지럼증을 느끼는 저는 영락없는 시골 아낙이었습니다.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너무도 배가 고팠으나 언뜻 사 먹어 지질 않더군요.
고등학교때 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집에 가서 밥을 먹고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집에 두고온 나단이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집에 전화하니 의외로 밝은 나단이 목소리와 남편의 잘있다 오라는 소리는 집을
더욱 생각나게 하더군요.
친구는 2박3일도 아니고 내일이면 집에 갈텐데 유난을 뜬다며 핀잔을 줍니다.
친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자며 영화를 보자고 했습니다.
다음날 기도 모임이 있어 잠시 망설였지만 친구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김포공항에 있는 극장으로 가서 저녁도 먹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공항에 여러번 왔었지만 확달라진 공항의 이모저모에 깜작 놀랐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나름대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친구집으로 돌아와서도 우리는 18살 소녀들처럼 밤새 이야기를 하고
새벽에야 친구는 잠시 눈을 붙였지만 저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있을 기도 모임 생각이 나서 혼자서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10시20분쯤 모임 장소인 영락교회에 도착하여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처음만나는 여러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마음은 이미 푹 빠져
오랬동안 만난 사람들 처럼 정이 막 쏫아났습니다.
눈물로 사랑으로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왜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하나님께 여러분들께 감사해서 울었습니다.
집에 오니 아이들과 남편은 일주일쯤 있다가 온 사람 대하듯 환영을 해주어
내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가끔 엄마의 외출은 가족 모두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기도 하는것 같아요.
여러분 들도 가끔 저처럼 외출을 해보시는게 어때요?
서로의 소중함을 느길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