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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열아, 문열아, 문열아…" 홍성태교수의 반박


BY 2008-06-18

한국 보수 세력의 홍위대장 이문열이 촛불 집회를 두고 작심한 듯이 망언을 했다.

그는 한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초한지>를 완성했다고 한다. <초한지>는 본래 중국의 옛 소설 <초한연의>로서 2200년 전 중국에서 진나라가 망하고 항우(초나라, 강남)와 유방(한나라, 강북)의 전쟁 이야기이다.

이문열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1990년대 이후 중국의 옛 소설을 '번안'하는 것으로 먹고살고 있다. 이것 자체도 한심한 일이다. <삼국지>에 이어 <초한지>의 '번안'이 이문열의 대표작이 될 판이다. '문열'이라는 이름이 아깝다. 아예 '문번'으로 이름을 바꾸는 게 어떨까?

이문열의 더 큰 문제는 그의 일그러진 역사관, 사회관이다. 그는 한국 보수 세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그러지고 뒤틀린 자들인가를 잘 보여준다. 잘 알다시피 한국 보수 세력이라는 것은 자유를 내걸고 자유를 억압하며, 평화를 외치며 폭력을 휘두르는 세력이다. 그들은 완강히 토론을 거부하는 비합리 세력이다.

이문열은 이미 1980년대 초부터 군사 독재에 맞선 민주화 운동을 모욕하고 왜곡하는 소설들을 썼다.

그는 광장을 데마고그(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대중을 선동하는 연설가)의 장으로 묘사하고, 데마고그를 민주화 운동의 원천으로 제시했다. 그가 하도 이런 짓을 해댔기 때문에 마침내 시민들이 강력히 저항하고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초한지>의 '번안'이 끝난 것을 알리는 '홍보'의 자리로 기자 간담회를 민음사가 열었다. '평석'이라는 요상한 이름으로 이문열이 '번안'한 '삼국지'는 이 출판사가 가장 많이 판 책이다. 이런 책을 거의 집집마다 사 놓았다니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 자리에서 이문열은 촛불 집회를 가리켜 '위대하나 끔찍한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나는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문열이야말로 "한국 극우보수의 끔찍한 소설가"라고 말했다. 도대체 그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기에 생명의 위협에 맞서고자 거리로 나와 촛불을 밝혀든 수백만 명의 시민이 '포퓰리즘'의 무리로 보였을까? 이문열이야말로 무지하고 가련한 '극우 보수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일그러진 소설가이다.

그런데 이문열은 여기서 더 나아가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촛불 집회를 가리켜 "불장난"을 너무 오래하면 다친다는 둥, 이제 "촛불 장난"은 그만 두어야 한다는 둥의 '망언'을 했다. 그의 눈에는 수백만 시민들의 절박한 실천이 한낱 '불장난'이나 '촛불 장난'으로 보인 것이다. 이어서 그는 문화방송 인터뷰에서 촛불 집회를 '국헌 문란 행위'이며 '내란에 준하는 난동'이라고 주장했다.

촛불 집회와 함께 광기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조갑제와 똑같은 주장을 한 것이다. 잘못된 정책에 대한 시민의 비판과 저항을 이렇게 평가하는 이문열의 정신 상태는 결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문열이야말로 엉터리 말글장난을 너무 오래 하고 있다.

이문열은 자기가 보기에 지난 며칠 사이에 집회의 성질이 변했기 때문에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에 대한 지지율이 '여론 조작'의 산물이며 여기에는 반드시 '배후'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을 보면, 아마도 그 배후는 이명박 세력이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방송과 인터넷인 것 같다. 그러니까 그의 주장은 방송과 인터넷을 장악하려는 이명박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해괴하게도 '의병론'을 주장했다. 의병들이 나서서 촛불 집회를 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병은 관병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문열이 말하는 의병은 누구일까? 폭력을 즐기는 보수 우익인가? 그런데 그들은 이미 서울광장에서, 청계광장에서, 여의도에서 폭력을 휘둘렀다. 이문열은 그들에게 더 큰 폭력을 휘두를 것을 종용하는 것인 모양이다.

이문열의 '의병론'은 그야말로 의병에 대한 최악의 모욕이다. 의병은 단순히 외적에 맞서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국내의 실정도 바로잡고자 했다. 이런 점에서 촛불 집회야말로 이명박 정부의 엉터리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일어난 '21세기의 의병'이다.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멍청한 정책을 바로잡고 미국의 악랄한 정책에 맞서고 있다.

조선은 왕조의 몰락을 막기 위해 관병과 보수 우익세력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세와도 결탁해서 의병을 잔인하게 진압하고자 했다. 이문열의 '의병론'은 의병의 이름으로 의병을 타도하라고 부추기는 잘못된 주장이다. 더욱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공공연히 폭력을 부추기는가? 최소한의 양식이라도 갖추고 있다면, 적어도 한국의 보수 세력이 휘두르고 있는 폭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비판해야 하지 않는가? 이문열의 주장은 전두환의 폭치를 떠올리게 한다.

이문열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아니 세계에서 처음으로 작품의 반환 운동 대상이 된 소설가이다. 불량 제품의 반환이 당연하듯이 불량 소설의 반환도 당연하다. 이문열이라는 불량 작가 자체가 반환대상이다. 이문열은 길거리의 불량식품보다 훨씬 더 저질이고 사악하다. '안티 조선 운동'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는 독자들의 성원을 악용해서 온갖 사악한 사실의 왜곡과 정치적 조작을 일삼는다.

이문열도 똑같다. '안티 문열 운동'이 펼쳐져야 한다. 그의 실체를 널리 알리는 활동이 활발히 펼쳐져야 한다. 그는 외국에서도 한국의 민주화를 비난하고 시민들을 모욕하고 다닌다. 그러니 그의 실체를 외국에도 널리 알려야 한다.[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