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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의 82평 아파트 답사기


BY 2009-07-13

[기고] 천성관 검찰총장 임명은 재앙이다

기사입력 2009-07-10 오후 2:47:38

1. 우공이산의 우화

노무현 49재를 지나고 좀 인적이 뜸해지면 봉하에 내려갈 작정이라고 얼핏 말했더니, 팔순 노모는 '거기 뭐하려 가냐... 자기 아버지 제사에도 잘 참석하지 않으면서'라고 힐문한다. 그러면서 정승의 마누라나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줄을 잇지만, 막상 정승이 죽은 초상집은 파리 날리는 것이 세상 이치라고 덧붙인다.

노모의 말이 백번 지당하다. 노무현 상가에 구태여 문상 간 이들은 세상 이치를 모르는 바보들이다. 개인적으로 덕 될 게 없는데, 귀한 돈과 시간을 들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문상한 이들의 이름이 기록된 방명록은 살생부에 다름 아닌데, 그 살생부에 이름을 스스로 올렸으니...

바보 노무현이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우화에 빗대어 노공이산(盧公移山)이라 자칭했던가? 새길수록 그 별명 참 의미있고 좋다. 우화속의 우공은 친구가 말리자 "나는 늙었지만 나에게는 자식도 있고 손자도 있다. 그 손자는 또 자식을 낳아 자자손손 한없이 대를 잇겠지만 산은 더 불어나는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언젠가는 평평하게 될 날이 오겠지"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노공이산은 무모하게 산을 옮기려 하다 그만 죽었다. 그를 이어 살아남은 무수한 바보 우공들이 앞다투어 산을 옮길 것이다. 그가 먼저 놓은 초라한듯한 남방식 고인돌 옆에 작은 돌멩이와 한 웅큼의 흙, 한 병의 물을 가져가서 산을 만들어보자. 전국 방방곡곡 아니 전세계의 돌과 흙과 물들이 모여 부엉이 바위보다 더 높고, 태산보다 더 큰 산을 이룰 것을 꿈꾸면서...

2. 천성관의 아파트는 65평이 아니라 82평

천성관이 대부분 빚에 의존하여 구입했다는 아파트가 28억이라기에 도대체 어떤 아파트이기에 그렇게 비싼가 싶어 인터넷 검색을 시도해 보았다. 그 확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가 최근 구입하여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강남구 신사동의 중앙하이츠파크이다. 천성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 언론 보도 기사에는 213m²(65평)라고 되어 있다. 중앙하이츠파크는 2개 동으로 70평 44세대, 82평 38세대, 101평 2세대, 113평 2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65평형이 없다. 도대체 어찌된 것일까?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천성관이 아파트 전용면적을 제시한 탓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전용면적이나 가격을 감안하면 65평이라는 아파트는 바로 82평형(267m²)이다. 82평형의 전용면적이 213m²(65평)이며 가격은 28-30억이다.


아파트 평형을 전용면적으로 말하는 경우란 극히 드물다. 그럴 경우 반드시 전용면적임을 표시한다. 그런데 천성관은 213m²(65평)라고만 말했다. 80평대 아파트를 60평대 아파트로 포장하고 싶었던 탓이리라? 강부자 정권이란 이미지와 아파트 구입자금 의혹이 제기될 것을 예상한 얄팍한 눈속임의 결과일 것으로 여겨진다. 인터넷으로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이러한 간단한 사실마저 지적한 언론이 없는 것도 참으로 안타깝다.

3. 천성관은 노무현구속을 주장했다

공시지가 6억여원에 불과한 노무현 사저를 '노방궁'이라 비꼬던 자들이 천성관의 28억짜리 아파트에 대해서는 별무 반응이다. 물론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큰 집에 살 수 있지만, 그만한 재력도 없으면서 고가의 집을 무리하게 구입하고 고가의 차를 여러 대 굴리는 것은 구린 냄새가 난다.

천성관은 강남 신사동의 82평형 28억짜리 주택을 대부분 빚내어 구입하고, 그 부인은 5800만원짜리 제네시스 3.8브아이피 팩(현대자동차 홈페지에 들어가 그 스팩을 구경만 하시라)을 리스하여 타고 다닌다고 한다(다른 업자가 리스해 준 것이라고도 하고. 그렇다면 더 문제). 주택구입 차입금에 대한 이자, 아파트 관리비, 자동차 리스비와 운용비 등을 고려할 때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의 월급이 그렇게 많은지 궁금하다. 천성관이 신고한 바에 의하면 본인 배우자 자녀2명의 재산을 합하여 14억 6천 332만원이다. 그 재산이 많다고 할 수도 없다. 그의 재산과 소득에 비해 그 씀씀이는 분명 지나치다(수리에 밝은 누군가가 천성관의 지출규모를 추산해 보기 바란다).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는 '검찰의 꽃'이고 특히 이명박정권하에서 그 이상의 출세가 이미 보장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천성관이 재산관리, 자기 주변 관리, 대중적 이미지 관리를 너무 허술하게 한 것 같다. 우리사회의 주류들 특히 이명박 주변 사람들의 도덕적 불감증 혹은 대중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겠다는 오만을 엿보면서 무척 안타깝다.

천성관의 해명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너무나 구차하고 조작과 거짓의 흔적마저 살필 수 있다. 천성관의 도덕성과 재산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으니 여기서 더 이상 첨언하지 않겠다. 필자는 천성관의 법집행 책임자로서의 자질에 대해 주로 언급하고자 한다.

이명박은 '너희들은 짖어라 나는 나대로 간다'는 식으로 막가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과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에서 이를 잘 읽을 수 있다. 특히 천성관 내정이 의미하는 바는 자못 심대하다. 이명박의 독재는 과거의 독재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 법을 자의적으로 활용한다. 실재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시에 도시빈민들의 저항 제압(용산참사), 언론 장악(PD수첩사건), 인권 무시(사생활폭로, 피의사실공표) 등에서 이미 이명박의 의도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 천성관 내정으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권의 거친 폭주에 최대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천성관에게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는 그가 '노무현구속'을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추모정국에서는 그러하다. 이것은 대중들의 정서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이고, 나아가 검찰총장으로서의 자질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천성관 인사청문회에서 노무현의 죽음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무현의 죽음에 검찰이 관련되어 있다고 여기고 있는데, 오히려 이명박은 노무현 구속을 주장한 강경파 천성관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사실을 왜 적극 부각하지 않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아래 인용은 조선일보의 특종 기사 중 일부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임 총장의 전화를 받은 검찰 간부들 중 절반 이상은 임 총장의 불구속 기소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과 신상규 광주고검장은 원칙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5월 6일자)

필자는 조선일보의 이 기사를 발견하고, 이 기사가 천성관에게 가장 아픈 부분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천성관이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답할지 정말 궁금했다.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 그에 따라 일련의 후속 질문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과 이 기사를 작성한 조선일보 기자를 참고인으로 불러야 할 것이다. 13일날로 예정된 천성관 인사청문회에 참여할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머리를 잘 굴려 보길 권한다.

4. 이인규 홍만표 천성관이 오히려 천성관 구속을 주장하다

'노무현 구속'이 대중들의 정서 문제만이 아니라 검찰총장의 자질과도 관련이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노무현 유죄와 구속을 주장했던 자들이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주장했는지 추궁해야 한다. 나는 법에 거의 문외한이지만 걸핏하면 법과 원칙을 읊조리는 이명박과 천성관류들 때문에 법조문을 요즘 자주 살피게 되었다.

'금품수수여부와 액수', '직무관련성과 댓가성', '재임 중 인지여부' 등 이 세가지 조건이 동시에 성립하지 않으면 노무현은 무죄다. 노무현이 이전 대통령보다 도둑질을 덜했고, 이명박보다 덜 나쁜 놈이고, 전직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가혹했다는 등의 대중적 인식은 논외로 하자.

저들은 포괄적 뇌물수수죄로 노무현을 구속하려했는데, 그 공소장에서 그 이름과 몇가지 문구만 바꾸어 천성관을 똑같은 죄목으로 구속하는 공소장을 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대충 글 쓸 자료는 챙겼지만 그런 패러디 글쓰기는 내 체질에도 맞지 않아 그 시도를 포기했다. 아래 표를 보면 필자가 하고 싶은 주장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노무현과 천성관의 경우 비교표>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의 핵심은 천성관을 '포괄적 뇌물수수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천성관이 그 죄목으로 '노무현 구속'을 주장했다면 천성관도 그 죄목으로 '천성관 구속'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노무현사건에서 그 직무관련성과 댓가성을 입증하지 못하여 포괄적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다면 서울중앙지검장에게도 그 죄를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대통령 뿐 아니라 국회의원 등 고위직에 그 죄가 적용된 사례도 있다. 더구나 검찰공화국으로 전락한 현재, 검찰의 꽃인 서울중암지검장 천성관에게 포괄적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다(인사청문회에서 검찰 고위직에게 이 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물론 천성관은 자기의 경우는 빌린 돈일 뿐이라고 말할 것이다. 노무현이 받은 돈은 당연히 뇌물이고... 그럼 빌린 돈과 뇌물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냐고 물어야 한다. 차용증의 여부, 이자 지불 등등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뇌물을 주고서도 차용증을 가짜로 작성할 수 있고 이자를 현금으로 주었다면... 뇌물과 뇌물이 아닌 차입금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검찰은 환경운동가 최열 사건에서 보듯이 이를 자의적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천성관의 경우, 담보 제공도 전혀없이 그리고 은행보다 저리(4%)로 15억 5천을 빌렸고 또 사후에 차용증을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여튼 천성관에게 어느 법 몇 조에에 근거하여 노무현 구속을 주장했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또 범죄 행위라고 간주되고 나아가 구속해야 한다고 단정한 결정적 증거가 있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장이 특수부 수사기록을 엿볼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대검 특수부는 검찰총장 직속 관할이다. 누구로부터 어떤 기록을 전해 받고 어떤 말을 전해 듣고 구속을 주장했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또 전직대통령 노무현이 도주할 우려가 있던가. 노무현측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적이 있던가. 그런데도 천성관은 '노무현 구속'을 주장했다. 일단 의혹이 있으면 구속 시켜놓고 증거를 찾겠다는 식이다. 천성관을 구속시켜 놓고 천성관의 계좌와 이메일도 뒤져보고 그것도 언론에 공개해보자. 천성관 주변 사람들도 탈탈 털어보자. 국세청 검찰 등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드러난 천성관의 의혹은 노무현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5. 천성관 검찰총장 임명은 재앙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구태여 강조하지 않더라도, 법에 문외한인 필자가 여태껏 유심히 살펴 본 바로는 노무현 유죄를 입증할 법적 사실적 근거는 없다. 더구나 구속을 주장할 근거도 없다.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논외로 하자. 그 근거가 있다면 검찰과 언론이 공모하여 몇 달 동안 여론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그 증거들이 제출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확실한 근거가 있었다면 장기간의 치사한 여론재판 자체는 애초에 불필요한 것이었을 테니까.

필자는 원래 의심이 많다. 이것은 직업병 때문이다. 노무현을 무척 아끼지만 그 아내가 돈 받은 사실을 재임 중 몰랐다는 노무현의 말을 확신하지 못했다. 검찰과 언론이 저렇게 요란하게 난리치고 심지어 구속을 주장하니 그럴만한 근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와서 곰곰이 돌이켜보니 노무현 구속을 주장할 근거가 없음을 확신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이인규와 홍만표는 전직대통령을 잡았다는 영웅심에 도취되어 구속을 주장했을 수도 있겠지만, 직접 수사에 참여하지 않은 천성관이 구속을 주장했다는 사실, 그런 자가 검찰총장으로 영전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그래서 노무현구속을 주장한 천성관, 그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이명박에게 이렇게 침이라도 뱉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을 죽였던 것에서 나아가 또 다른 노무현들을 죽이려는 살의를 엿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나라 운명을 맡기고 법 집행을 맡기는 것이 재앙의 차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6. 검찰개혁을 위해

노무현의 죽음과 인사청문회가 검찰개혁을 강제하는 기회로 또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고위직의 뇌물수수에 대해 가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 가혹함이 검찰의 임의적 판단에 일방적으로 맡겨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정한 고직위의 경우, 일정 액수 이상의 사적 돈거래를 제한하고 또 신속한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형법(뇌물조항)과 정치자금법 등의 법조문의 손질을 수반한다.

하여튼 문제의 핵심은 검찰의 자의적 판단을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의 기소독점을 분산시켜야 하며, 무차별적인 피의사실공표의 관행도 제어되어야 한다. 구속영장의 남발 관행도 법조문 그대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로 극도로 제한되어야 한다. 검찰개혁의 문제는 법조인들이 서둘러 적극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 국회 공청회 학술심포지움 등 이벤트들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 누구도 검찰의 망나니 칼날 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 전직 대통령 죽음이 초래한 추모국면보다 더 좋은 검찰개혁 기회가 있을까? 법조인들과 법학자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노무현의 죽음을 검찰개혁의 기회로 활용하기를. 검찰개혁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가이드라인은 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로지 천성관에게 검찰개악을 맡기려 하는가?

내친 김에 나는 언론운동 언론학자들에 호소하고 싶다. 노무현의 죽음을 언론개혁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를. 그런데 노무현을 죽음에 이르게 한 언론의 그 생생한 기록들을 왜 서둘러 정리하지 않는지 의아하다. 대중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게 시각적 효과를 충분히 살린 백서나 리플렛 쯤은 두서너명이 며칠만 작업하면 가능할 것 같은데... 아직도 나는 그런 리플렛을 발견하지 못했다. 권력의 언론장악 과정이 워낙 상식을 초월한 탓이지만 언론분야가 그나마 제 역할을 감당해온 것은 인정하지만...

/무명씨 독자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90710140215&section=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