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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비님에게 또 혼날라~~~


BY 황인영 2000-04-14

깨비님!

제가 이시간에 깨비님께 글을 쓰고 있다면 깨비님은 또 한마디 하시겠죠. '아, 도대체 어쩔려고 그러십니까?' 라고요.

오늘은 조금 힘든 하루였습니다. 오후에 중요한 회의가 밖에서 있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긴장한 탓인지 피곤하네요.
그리고, 깨비님이 축하해 주신 것 처럼 아줌마닷컴이 신문에 났어요. 신문에 나고 보니 기분이 무지하게 좋지만 사실 걱정도 많이 됩니다. 기대를 갖고 오시는 우리 아줌마들에게 정말 좋은 공간을 만들어 드려야 하는데... 하는 생각말예요. 그래도 제게 힘이 되는 것은 깨비님 같은 분들이 저희 집을 자주 찾아주시고 또 편안히 머물다 가시는 것 입니다.

오늘 어떤 분이 '도대체 아줌마가 뭐냐?'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줌마는 우리나라 기혼여성을 비하한 말이라고요... 물론 기존에 남성위주의 사회 구조 속에서 '아줌마'는 소외된 계층이었고 무식하고 뻔뻔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지요. 남성의 시각에서 본다면 '아줌마'를 비하해야 상대적으로 남성이 우월해진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요. 그러나, 요즘은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하면서,,, 여성의 존재가치가 날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아줌마들의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은 더욱 커져간다고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아줌마'는 한편으론 누군가의, 우리들중의 누군가의 '어머니'입니다. 아줌마는 이제 더이상 몰염치의 대명사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분명한 건 불과 몇개월전까지만 해도 흔히들 '아줌마가 무슨 인터넷을...' 이라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아줌마'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주요계층으로 우대받게 되었고 정부에서는 이를 촉진하기 위해 '정보화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 '아줌마'는 가치있고 자존심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줌마'임에 분명 자신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깨비님, 제가 좀 흥분했나요? 그러나 저는 여성 우월주의자도 아니고 남녀평등을 주먹쥐고 주장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더욱이 여성운동가, 아줌마 운동가도 아니구요. 저는 단지 우리 아줌마들이 자신의 삶을 더욱 재미있고 즐겁고, 또 보람차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우리 아줌마닷컴을 통해 좋은 정보를 서로 얻어가시고 남에게 좋은 얘기를 들려주시고, 친구도 만나고 또 갖고 계신 재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새로운 인터넷 기술도 배우고, 또 실제 생활에 필요한 여러가지 인터넷 서비스를 잘 이용하는 자신있는 아줌마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제가 힘이 닿는데까지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만들어가려고 하구요..

어찌 얘기하다보니 오늘은 제 얘기를 너무 많이 하네요. 사실은 오늘 낮에 그 얘기를 듣고 고민을 좀 했거든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요...

아직 얼굴도 모르는 깨비님이지만 여기 오시는 아줌마들에게 진정으로 좋은 친구가 되어가시는 걸 지켜보면 왠지 친근감을 깊게 느끼며 오늘 밤 이렇게 수다를 떨게 되네요.

저도 때로는 운영자가 아닌 그냥 아이디 '누구누구'로써 대화를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깨비님,,, 렌즈를 끼고 있는 눈이 아파오네요. 다른 분들과도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오늘은 한사람에게 이야기 해야 편할 것 같아 깨비님을 귀찮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