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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매장이(끝) 호텔에서 자면 어떤가?


BY 남상순 2000-04-16

나는 중매장이(끝) 호텔에서 자면 어떤가?
호텔에서 자면 어떤가?



자네 내외 온다고 시숙이 흥분을 했지 뭔가? 덕분에 애매한 나는 욕만 먹었다네, 자기 서재를 자네 내외 침실로 준비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네. "편하게 호텔에 재우지 그래요?" 했더니 날벼락일세. 동기간에 방이 없다면 몰라도 웬 호텔이냐고 말이지...

나는 예의도 중요하지만 피차 편한게 좋지 않는가 말했지. 그러나 이 양반에게 어디 통할 이야기인가?

정월보름이면 부럼을 깬다나, 견과를 꼭 준비해야하고, 동지엔 팟죽을 쑤어야만 사람 사는걸로 아는 자네 시숙이 아니던가?

지난번 미국서 자네집에 며칠 머물면서 느낀 것들이 생각나네. 미국생활 겨우 3년에 너무나 잘 적응한다고 내가 칭찬했더니 시동생은 "잘 나가다 찔통을 부려서 탈이죠" 라고 했지. 그 말은 잘 적응하다가도 안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로 이해했었네.

그 때 자네가 말했지. '이민 와서 잘못 길들여진 사람들 모습 처럼 될까봐 그런다고' 특히 조선사람의 정서를 잃지 않으면서 미국생활에 조화를 이루어내려는 고뇌가 역역하더군, 아이들에게 말끝마다 인정을 가르치고 한국사람인 것을 강조하던 자네가 생각나네. 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네

어제 아침 바쁘고 잠시 잊어버려서 호텔로 자네 데리러 못갔더니 몹시 화를 내더군, 하지만 여기가 미국인가? 택시타고 5분이면 올 거리인걸 왜 데리려 가야하는지? 유별나게 동생을 챙기는 것은 좋으나 난 기분이 묘하더군,

남자들은 왜 저럴까? 자기네 핏줄이 땡겨서 그러나? 형제동기간만 보면 흥분을 하면서 마누라를 괴롭게 하는건 무슨 심사란 말인가? 우리가 자네 집에 갈 때 삼촌도 그리 흥분 하던가? 짐작이 가네 나두...좌우간 이집 사람들 이런줄 알고 우리 살자고...무척 피곤하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