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일.
늦잠을 깨우는 음식 냄새.
어느새 일어나 이른 시장에 다녀와 소고기 국을 끓여
아침상을 준비하고 온가족을 깨우는 당신.
일찍 걸려 온 혐님의 전화에 코끝 찡한 감동을 수다스럽게
다 말하며 당신에게 감사한 마음을 대신 했지요.
워드 시험을 치러 가는 아들은 남겨두고 딸 아이 데리고
떠나 본 군위 부계에서 제2석굴암을 지나 한티제를 넘어
팔공산 자락을 지나 꽉찬 하루 일정을 보내고 왔지요.
인터넷을 하면서 아줌마 방에 많이 놀러 가는 데 바빠서
부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던 데
우리는 늘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것이 고마운 줄도
몰랐는데 당신 정말 고맙네요.
오늘 당신이 애써 준 만큼 즐거운 시간 되었어요.
특히, 기분 좋은 건 맨날 맨날 살풀이라도 해야할것처럼
싸우던 당신과 딸아이가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줬단 사실이예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가지 마음이 찡 하던 건 부계의 한 시골
에서 보았던 두루마기 걸쳐 입으셨던 할아버지 생각 나지요.
왜 우리 보고 진달래 많이 꺽어 가라고 했던 분 말이예요.
아버지가 계시지 않았던 제게 아버지이기도 하셨던 제 할아버지
생각에 너무 가슴이 찡 해 졌던 제 마음 당신은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이제는 다시는 뵐 수 없는 제 생의 스승님이기도 했던 그 분을
많이 뵙고 싶어
큰 길까지 그 할아버지를 태워다 드리지 못한 게 내 마음에 남는군요.
좋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