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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5학년 느티나무


BY socoban 2000-04-20

내가 스물세살인가 네살인가
난 그 분과 2층에서 창밖을 바라보게 되었다
금오산(구미)이 보이고 도로변엔 가로수가 푸르름을 더할때
갑자기 그 분은 말씀 하신다
"저기 저 나무 말이야. 국민학교 5학년 처럼 보이지 않니?"
한창 푸른 싹이 나와 한들 거리는 느티나무.
그 분은 아이들과 같이 하는 선생님이고 그리고 그 분은 나이가 드신
밖에서는 보통 '아줌마'라고 불리는 분이셨다

난 그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실 수가 있을까
난 아마도 아줌마라는 걸 생각했을 것이다
그 분은 그랬다 제자에게 편지쓴다며 단풍잎을 주워 모으시는 분이었고
그 분은 짜증어린 얼굴이 아니라 온화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다니셨다
오십을 바라보는 아줌마
내게 다가온 신선한 충격

나도 그 연세가 되면 그럴 수가 있을까를 생각했던 그때
그 분은 지금 대구에 어느학교 교장선생님이 되셨을 거다
그 분은 지금도 그렇게 아이들이랑 순수하게 사시고 계실 것이다

창밖엔 여전히 국민학교 5학년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교장선생님이 되어있을 그분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도 오십이 넘은 아줌마가 되어도 그분처럼 순수하게
살아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