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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쩔 수가 없어!


BY 곱단이 2000-04-25

오늘 날씨는 화창했지만 기분이 우울했어요.왜냐하면 사촌이 땅을 샀거든요(?).다름이 아니고 1년에 서너번 정도 안부나 전하고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글쎄 다짜고짜 전화해서는 코스닥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거예요.속으로 벌어봤자지 했지요. 그런데 얼마를 벌었는지 아세요? 자그만치 2억이 넘는대요. 말을 듣는 순간 '억'하고 기절할뻔 했어요. 40평 아파트를 산다느니,자기차를 새로 뽑을 작정이라느니...... 그저 좋겠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갑자기 세상살맛이 안나더라구요. 제가 나빠서 인지는 모르지만 속상했어요. 학창시절 나보다 훨씬 못한 아이였는데. 저 유치하죠? 하지만 정말 속상하더라구요. 외출하려고 옷장을 열어보니 결혼 5년이 됐는데 변변한 옷하나 없고 무척 속이 상했어요.큰맘먹고 은행에서 돈을 넉넉히 찾아 4살된 딸아이와 백화점으로 향했는데 몇시간을 돌아다니다 결국 무얼 사왔는지 아세요? 남편과 아이 옷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럼 그렇지. 낮에 남편한테 전화로 투정부린 것이 미안해서 저녁반찬에 신경을 많이 썼지요.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 손에 무었인가 들려 있었어요.예쁜 시트지. 속상해있는 저를 위한답시고 주방 싱크대 벽면 타일 위에 예쁜 체크무늬의 시트지를 바르느라 밤늦은 시간까지 애를 쓰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어린아이 같이 투정부렸던 제자신이 부끄러워 졌어요. 지금 남편과 아이는 곤히자고 있구요.너무나 사랑스런 남편과 아이 얼굴에 입마춤하고 이 곳에 들어왔어요. 내일 아침에는 맛있는 생과일쥬스를 만들어 줘야지! 아줌마들이여! 일부 사람들로 인하여 맥빠지고 기운빠지는 요즘. 성실히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남편들을 많이 예뻐해 줍시다. 바가지 ?J지말고......남편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