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해 쓰러진 남편을 뉘워놓고 긴 한숨에 땅이 꺼진다.
이런게 아니었는데...
내가 바라던 결혼생활은 꿈에서조차 이런건 아니었다.
알콜중독자.
남편은 하루라도 술없이는 살수 없는 사람이다.
아직까진 그런대로 사회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그의 육신은
지금 속속들이 병들고 있다.
밤마다 게속되는 술주정에 나는 지칠대로 지쳐버렸다.
눈밑에 까맣게 퍼져가는 기미가 나를 더욱더 절망스럽게한다.
낮에 보는 남편의 모습은 너무 생소하기 까지하다.
남보기엔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우리집.
내가 밤마다 이렇게 시달리는걸 그들이 본다면 얼마나 놀랄까.
그를 낳아준 시어머니조차 미워진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술로서 풀수밖에 없는 그를 이해할수 없다.
못 마시는 술을 나도 한잔 마셔본다.
이게 뭐가 그래 좋다고...
무슨 미련이 남아서 나는 아직 그를 떠나지 못하는가.
무능한 나자신에 화가 난다.
절대로 마시지 않겠다는 그의 말을 순진하게도 믿었다니.
착한여자라는 말은 듣기 싫다.
그런말을 하는 사람조차 나를 비웃는것 같다.
결단을 내려야한다.
단 하루라도 술냄새 없는 방에서 자고 싶다.
점점 무디어지고 멍청해지는 나를 빨리 탈출시켜야한다.
하루라도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