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스승의날에 있었던 일이 생각 납니다. 아이
를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시킨 처음 느끼는, 내가 학부모가
되었다는 뿌듯함과 대견함으로 학기초를 준비물 챙겨주기
에 정신없이 보내던 어느날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우리는 딸만 둘인데 별난 성격들 때문에 아들 못지 않게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조런 것들을 모두 모아 놓
고 저학년 선생님들은 정말 얼마나 힘들까도 생각하며...
아이가 학교 가 있는 동안 내 대신 봐주는 사람이란 얄
팍한 생각도 하며 잠시나마 편안한 여유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난 정말로 흑심(?) 없이 고마운 생각을
하며 스승의날 하루전 봉투를 만들어 진심어린 편지와
함께 아이편에 보내 드렸다.
그런데 !!!!!!
방과후 아이가 예쁜 노란색 봉투를 성난 얼굴로 내
게 불쑥 내밀었다.
얼른 뜯어서 읽어보니 훌륭한 그 선생님 장문의 편지와
함께 쩐(?)을 돌려 보내셨다.
순간 어찌나 얼굴이 화끈 거리고 창피하던지....
아 내가 뭔가 잘못 생각했구나.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들이 더 많구나.
개인적인 내 생각이지만 정말 난 그때 내아이 잘 봐
달라고 드린건 아니었다. 태어날때부터 까다로와 나를
엄청 힘들게 하던 아이였기에 저런 조무래기들하고 학
교 선생님들은 정말 얼마나 힘드실까.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조금이라도 보상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래서 올해는 작년에 놀란 생각이 나서 정말 뻔뻔(?)
하게도 에라 모르겠다.
정말 꽃 한송이도 보내드리지 않았다.
그런데 역시 마음은 편치는 않았다.
한참 있다가 정말 고마운 마음을 예쁘게 포장해서
찾아가 뵈야지.....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