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짜리 무료 컴퓨터 강좌에 갔다.
강사가 말했다.
컴퓨터 전원 처음 켜보시는 분?
난 손을 번쩍 들었다.
강사가 말했다.
음~ 두분이시네요.
그랬다. 난 백분의 이에 속한것이다.
61%라는 말과 그림을 보면서 갑자기 한얼굴이 떠올랐다.
아줌마 게시판의
긴 생머리에 안경을 쓰고 새침한 얼굴이
난 남자 아니에요 여자란말이에요.
후~ 난 꽈배기?
흥미로운 꺼리가 생기면 무라도 베어야 직성이 풀리는 나.
일단 키보드 치는 속도가 느리니 답답에 답답
이건 무슨 전쟁이라도 난듯 밤낮없이 연습을 해댄다.
세수도 안한 얼굴에 키보드만 죽자고 두드린다.
배가 고프다.
애들이 먹다 남긴 굳어빠진 빵쪼가리를 옆에 끼고
키보드 두번 빵 한입
쉬하러 화장실이라도 갈라치면
평소엔 콧구멍만하다고 투덜대던 집을 먼지 날리며 달리기를
한다. 채 미쳐 올리지도 못한 옷을 엉성히 마무리 지며 다시
키보드를 두두려 댄다.
한 일주일 하니 웬만큼 된다.
누가 나 상 안주나... 히~
컴퓨터를 쑤셕거려본다.
여기 쑤셕
음 별거 아니군...
저기 쑤셕
어! 이게 아닌데
쑤셕 쑤셕 쑤셕...
으 나미쳐...
AS는 참 좋은겨....
드디어 랜을 깔았다.
인터넷!
음 별거 아니군....
선무당은 사람도 잡는다는데...
골뱅이가 들어간 이메일 주소도 하나 만들고
인터넷 뱅킹도 신청하고.
세군데 은행 신청한중에 두직원은
인터넷 뱅킹 신청을 처음 받는듯 상사의 도움을
요청하고 다른 직원들도 허둥대고... 그걸 보니
난 우히히.. .
집에와서 하릴없이 이계좌에서 저계좌로 돈 옮겨도 보고
수수료가 꽁짜니깐...헤~
배송료가 없는 곳을 골라 농협 청결 고춧가루도 시키니
삼일 만에 배달이 되네!
씻기도 귀찮은 차에 인터넷으로 찬거리 배달시키니 그것도 뚝닥
모처럼 가족끼리 일박이일 강화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드디어 때낀 손톱의 위력을 보여줄 또하나의 찬스가 온 것이다.
인터넷을 뒤졌다.
강화도에 관한 자료를 뒤지고 프린터하고
인터넷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강화도 도착.
미리 알아두었던 숙소에 도착
인터넷에서는 지금 비수기라 객실 예약 안해도 될거라더니
객실은 보름전에 동이 났단다.
우쒸~
그리고 오만원이라던 가족요금이 뭐 육만이천원
공공기관에서 올린 자료인데...
강화도여행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설기관에서
올린 자료를 바탕으로 여기 저기 구경을 다니고
드디어 아이들이 고대하고 고대하던 하일라이트인
갯벌 조개잡이에 나섰다.
울 아들놈은 꽃게를 잡아서 끓여 먹는다고 점심 식사도
하는둥 마는둥 이었다.
아들놈한테는 비록 상어랑 고래도 잡으라고 했지만서도..
삼십분정도면 조개를 한바구니 캘수 있다던
강력 추천지였던 그갯벌에서 두어시간 걸려서
꽃게 비스무리한 쪼고만한 게만 대여섯마리 잡고
말라비틀어진 것 같은 굴딱지 하나 건지고
조개는 단 하나도 잡지 못했다.
우아아아아아........
한때는 자랑스럽다고 하던 무엇이던 다 알아낸 인터넷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들하고 남편의 눈길속에 서린 원망의 빛이라니...
인터넷? 인털넷...
그래 반 반 반....
그만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