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안먹고 산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
어쩌다 한국에 전화할 때만 빼고
한글사용 안한 지도 벌써 10년을 가리킨다.
가끔, 아주 가끔
한국 냄새가 너무나 그리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내내 뒤척이는 밤이면
집을 살짝 빠져나와
동네 공원의 긴 나무벤치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며
한국에서의 지난 추억이며 온갖 상상들을,
나는 하곤 하는 버릇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밤에도 언제나처럼
기린 라거 캔맥주 세 통을 냉장고에서 꺼내어
호프 담배 두 갑을 호주머니에 챙겨 넣고
집앞 공원 벤치로 향한다.
갑작스런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나는 아마도
미명이 밝아 오는 새벽까지
도쿄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벤치에 걸터 앉아 있을것이다.
한국의 그리운 얼굴들을
하염없이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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