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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어머니가 싫어!


BY 투덜이 2000-06-01

직장을 가진 내가 아이를 낳고 나서 거의 친정어머니 손에서 아
이를 다 키웠다. 그런데 아이가 취학을 하자 그것을 빌미로 시어
른들이 우리집을 드나드신지가 어언 3달이 지났다. 첨엔 시아버
지가 소일삼아 오시더니, 이젠 시어머니까지 사흘이 멀다하고 오
신다. 아들 셋 중에 둘이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서로 한달에 한
두번 볼까말까였는데, 아이의 취학후 우리집에 매일 오시는 것이
다.(남편은 둘째 아들이다) 시아버지가 오시는 날은 내 마음의
부담이 적다. 왜냐하면, 시아버지는 내가 퇴근을 하자마자 곧장
귀가를 서두르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저녁을 드시고
가시라고 붙잡는 편이다. 근데, 시어머니가 오시는 날엔 알 수
없는 짜증이 난다. 그 이유는 시어머니가 처음 우리집에 오신
그 날 후유증 때문이리라. 첨에 시어머니가 우리집에 오셔서, 이
틀밤을 주무시는 바람에 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시집
은 우리집에서 거리가 멀지않기 때문이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
야 하는 불편이 있긴 하지만.....(버스를 타니 멀미가 난다는 독
백을 나 들으라는 투로 말씀하신다)
나이드신 어른들은 외로와서 늘 자식들이 궁금하고 자식들에게
섭섭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시아버지를 혼자
내팽겨쳐두고(?) 아들집에서 이틀이나 주무신다는 것은 내 상식
으론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제 또 시어머니가 밑반찬 만들어 오신 것 까진 좋았다. 근데
저녁을 드시고 나서도 가실 생각을 않는 것이다. 그리곤 은근히
아이에게 "내 00-아이이름-집에서 같이 살란다"하시는 거다. 그
얘기를 듣고 있는 내 속에선 갑자기 불이 확 솟구쳤다. 손자를
낳아준 것이 무슨 죄냐? (윗동서, 아랫동서가 있어도, 딸 하나씩
만 두고 있어서 친손자가 우리애 하나 뿐이다) 난 울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 애와 화투를 가지고 노실 땐 내 눈에서 불이 난다.
난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손자랑 화투를 가지고 놀다
니.....
물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제일 싫어하
는 것이 화투로 소일하는 사람들이다. 패가망신한 사람을 주위에
서 보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아이가 놀아달라면서 화투를 가지
고 나올 땐 정말 치가 떨리게 시어머니가 싫었다.
친정엄마와 비교가 되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친정엄마가 애를 봐주실땐 내가 퇴근할 무렵이면, 밥이며, 반찬
이며, 국을 끓여 놓으시기 까지 했는데, (엄마! 엄마가 오실때
가 좋았어! 흑흑!!!정말 울고 싶어!!!!!)
오늘 시어머니는 내가 퇴근해서 돌아올 때까지 아이랑 TV만 보
고 계신 것이다. 난 배고픈 것을 참지 못한다. 근데, 정말 눈
물이 쏟아지려고 하는 것을 억지로 참고 저녁밥을 했다. 반찬 만
든 얘기, 아이와 있었던 얘기를 내게 한 후, 남편이 오면 또 반
복한다. 똑같은 얘기, 재미도 없는 얘기를 듣고 있자면, 또 화
가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
저녁을 드시고 나서도 또 댁에 가실 생각이 없으신지 TV만 보
고 계시는 것이다. (아이 숙제도 봐 줘야 하고,,, ) 화가 머리끝 까지 치솟는 것을 참으려니 참을 수가 없어서 아이에게 화를 냈다.(불쌍한 아들) 아이에게 화를 내는 나를 보는 시어머니의 마음도 편치 않으시리라.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마음이 안내키는 것을 어떻해! 내가 정말 나쁜 며느리인지, 우리 시어머니가 너무 하신건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나도 장차 시어머니가 될텐데...정말 걱정이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