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7

이름없는 여인이되어


BY 컴초 2000-07-20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마한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 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랑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노 천 명

이름없는 여인이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