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독자토론장에서]정신과 환자의 호소
제목:잘돼가는 의약 분업입니다.
-환자의 비밀보장에 대해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났네요.
의약분업 첫날에(나는 이해가 안갑니다)-
만성적인 질환으로 모 의원에 다니는
병신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
남에게 알려지는 게 싫어 실명 못 밝힘을
용서하십시오.
전문의로 부터 놀이치료와 함께
2년째 약물치료 받고 있습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병원은 폐업을 안 했습니다.
오늘은 원장님으로부터
의약분업 시행이 되기때문에
병원에서 약을 드릴 수 없다는 설명들었고
게름찍하였지만, 적어주신 처방전 받아서
병신자식 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아이와 같이 병원 건너편 약국에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4곳의 약국을 들렸어도 약을 못구하고
분노를 삼킨채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첫번째 약국의 약사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하시는 말씀
--- "이런 약도 있나요? " ---
제 불안이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병원에는
그 약 먹는 환자 수십 수백 명이고,
저희 아이 2년째 먹고 있는 약입니다.
무슨 병이냐, 언제 부터 앓았냐, 자꾸 물어보시길래
안녕히 계시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두번째 약국의 약사(약사 부인?)께서는
제 얼굴과 아이 얼굴과 처방전을 번갈아 보면서
--- "요즘 약국 골탕먹이려는 의사 많아서..." ---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옵디다.
세 번째 약국,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큰 약국에 가 보았더니
매우 혼잡하고 대기하는 사람들 무척 많았는데,
약사인지 그냥 일하는 사람인지 알 수없는 사람이
컴퓨터 두드려 보더니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로,
--- "아주머니! 이거 정신과 약이군요? 우리 약국에서는요!
정신과 약은! 아직! 준비가 안되서요!
한 시간 정도만 기다리시면 구해다 드릴 수 있어요!" ---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그냥 돌아나올 때 죽고만 싶었습니다.
아니 누군가 죽이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습니다.
그 이상은 생략합니다. 앞에 보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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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로 정년을 마치고 대학병원 부근에서 최근 개업을 하신 노 교수의 말씀을 오늘 전해 듣고 정말 우리나라의 의료가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는 정말 앞으로 이런 환경하에서 계속 의료인으로 생활을 해야 하나 하는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모든 개원의들이 폐업을 한다는 등 어수선한 환경속에서 이 분은 환자의 건강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8월1,2일 계속 진료를 하셨답니다. 진료비도 어떻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원외 처방을 내어야 한다니까 지금까지 귀로 들어 보기만 했던 컴퓨터를 설치해서 처방을 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서 수기로 처방을 성심끝 해서 환자에게 주어 보냈는데, 얼마 있지 않아서 환자에게서 갖은 욕설이 담긴 전화를 받았답니다.
내용인즉 처방을 까다롭게 해서 약국마다 약을 짖지 못하게 만들어 자기를 골탕 먹게 했다는 것이었답니다(약국에서 이런 처방이 어디있나?라고 했을 가능성도 있슴). 아니 이런 기가 막힌 일이 어디 있습니까? 성심껏 환자를 위해서 처방 해 주었는데 말입니다.
이것도 좋답니다. 조금 있으니 부근 약국 약사라는 사람이 전화를 해서는 선생님 처방은 너무 까다라워서 조제하기 어려우니 조제하기 쉽게 처방하라는 명령(?)을 하면서, 계속 이런 처방을 내면 선생님에게 환자 안 갈 꺼라는 반 협박조의 전화를 받았다고 탄식을 하셨습니다.
아니 의사가 약사의 지시를 받고 처방을 해야 합니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이거 큰일 아닙니까?
환자 많이 보려면 약사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시대가 도래되었습니다. 의사의 처방을 두고 이런 약을 처방 했느니, "이 병원 약은 독하니 ... " 라는 등의 현상이 한국 실정에서 아니 나타날리 없습니다.
어떻하면 좋을까요???
그 노 교수님(정년은퇴)은 68 평생 이런 꼴은 처음이라며, 계속 환자를 보다가는 봉변을 또 당할까 두렵다면서 우울증에 걸림까 걱정이라 하셨습니다.
내일 부터는 당분간 휴가를 떠나야 되겠다는 말씀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