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상임부회장 정정애입니다.
국가의 혈액 종양환자에 대한 복지가 전무한 나라에서 사는 덕분에 나처럼 평범한 아줌마가 이일에 뛰어든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내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것만도 지금도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는 일이 많은데 이 아이들을 데리고 치료받고 있는 부모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이며 인명는 제천이라고 나와 내아들이 겪은 슬픔을 달래면서도 비록 내자식이 아닐지라도 다시는 또 다른 누군가가 겪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가 내게 전화비 한푼 보태주지 않아도 스스로 내가 해야할일로 알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나는 전라도에 사는 어느 환자 보호자에게서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영환이 엄마라고 밝힌 그분은 현재 서울대학병원 소아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얘기인즉 지난주 외래치료때 6mp라는 약을 원외 처방 받았는데 약국에서 의사가 처방한 제약회사의 약이 없다며 다른회사의 약을 주었는데 일주일이나 그약을 먹인후 나중에 의사에게 약을 보이니 그 약은 이름만 같은 카피약으로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비교를 할수없는약이니 먹이지 말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급한 마음에 원내 처방을 해달라고 사정을 해도 의약분업 세부조항에 의사가 먹는약을 원내처방한것이 3번 적발되면 면허를 취소 당하게 되어 있다며 원내처방이 불가능 하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할수없이 약국을 서너군데 돌며 약을 구하려 했지만 처방한 제약회사의 약을 구할수 없어서 어제부터 약을 못먹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엄마는 전화에서 얼굴도 본적없는 내게 울음을 터트리며 밥보다도 더 중요한 약을 안먹이고 있으려니 불안하여 자신이 돌아버릴것 같다며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만 나라에 보배가 아니고 아픈 우리 아이도 나라에 보배인데 나보고 이렇게 손놓고 자식을 죽이라는 거냐며 극도의 흥분과 불안 분노가 겹쳐 내가 보기에 거의 이성을 잃은것 갔았습니다.
울며 흥분하는 엄마를 겨우 달래어 내가 알기로는 특수질환이나 장애자등 일부는 원내처방을 받는것으로 알고있는데 다시 한번 알아보겠노라고 달래어 전화를 끊고나서 알아본바로는 역시 그 엄마의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럴수가 있습니까?
의사들이 파업을 시작하며 그들의 하루일과를 뻔히 알고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어도 나서서 위로한마디도 못한것은 모든 여론이 의사-죽일놈 식으로 몰아가니 그저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었는데,더 이상 침묵할수 없습니다.
의약분업을 시행하는 정부에 묻겠습니다.
의약분업 누구를 위한것입니까?
그리고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필요한 약조차 제때 구할수 없는것이 그동안 그렇게 국민건강을 위해 준비했다는 그 의약분업입니까?
당신들의 자식이나 손주가 이런병에 걸렸는데 약조차 살수없다면 어떤 심정이겠는지 한번 생각해보시지요.
우리는 참으로 기막힌 나라에 살고 있네요.라는 그엄마의 말처럼 정말 기가막힐 일입니다.
의사 선생님들 절대 물러나시면 안됩니다.
저도 전국의 우리 혈액종양을 앓고있는 환자의 가족들과 후원회원들과 같이 올바른 정책이 자리할때까지 온힘을 쏟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