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나의 지루한 시간은 어김없이 시작 되었다.
아침을 먹고 난 집안 일을 하고, 아이는 공부, 남편은 바둑T.V시청.
청소기라도 좀 돌려 주면 좋으련만...
시키면 하겠지만 일일이 시켜서 하기보단 스스로 도와 주고 싶은 생각이 나길 바라면서 기다리지만 역시 실망..
차라리 혼자가 나을 것 같아 기원에 안가냐고 하면 얼른 나간다.
(아침부터 외출복 차림으로 준비하고 있다.나가랄 때를 기다리며.거의 매주 일요일은 물론 토요일까지 가니까 내 눈치를 본다)
"일찍 들어 올께!"
난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른 날보다 훨씬 일찍 들어왔다.
왠일이냐고 물으니 내가 심심할까봐 그랬다나.
내가 심심할까봐이면 나에게 말을 시키든지, 내일을 도와 주든지... 들어와서는 또 바둑 시청이다.
저녁식사 후 또 바둑 시청!
정말 미칠것같아 메모지와 펜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오후10넘음)이것 저것 생각하며 산책하다 벤치에 앉아 시를 쓰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눈물이 막 쏟아지려는 순간 남편이 나타났다
나를 찾아다닌 모양이다. 11시가 넘었다.
얇게 입고 나온 나의 어깨위에 말없이 따뜻한 손을 올렸다
온기가 전해오니 갑자기 온몸이 으슬으슬 추웠다
남편과 나는 아무 말없이 앉아만 있었다.
자꾸만 눈물만 쏟아졌다. 오랜만의 눈물이었다.
일어서 걸으며 남편은 내게 말했다.
"내가 나만 생각 했나봐."
난 남편이 나의 외로움을 읽었는 줄 알았다.그 다음 말
"난 내 생일에 선물을 안사줘도 아무렇지도 않은 데 선물 안 사줘서 서운했어? 사주려고 했어"
날 유치하게 만들었다.
밤12시가 다 되었는데 드라이브를 하자는 둥, 동동주 마시러 가자는 둥(난 위가 아파 치료 받고 있는데)하며 달래려 애를 썼다.
예전의 남편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는데...
제정신이 돌아 온 것 같았다. 바둑과 바람이 난 남편이..
갑자기 가슴으로 전해져 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직도 난 남편을 사랑 하는가 보다`
돌아오는 일요일에는 또 기원으로 향하여 난 어김없이 과부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