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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본 가우디전


BY Suzy 2000-11-07

"천년의 세월을 초월한 건축 혼,안토니 가우디 전"
가을 주말에 내가 선택한 외출이었다.

건축가로서의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길게 줄지어선 관람객들이 나 를 놀라게 했다,(나만 건축에 대해 무지한가 보다)

건축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으로만 평소에 이해하고 있던 나의 고정관념을 깨다!

기능주의 각진 건축물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자유로운 곡선과
비현실적인 듯한, 어찌 보면 테두리를 벗어난 듯 하기도한 건축 작품들이 마치 추상화를 대하듯 난해하기만 했다.

뒤틀린 듯한 굴뚝, 폐철 로 둘러친 듯한 발코니,
쓸데없이 높기만 한 옥수수같이 생긴 뾰족탑들.....

전문적인 상식이나 예술적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다르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내 상식으로는 불안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자 줄지어선 관람객을 피해 설렁설렁 누구 널뛰듯 전시장안을 돌아다니던 나는 이상한 허연 주머니가 주렁주렁 매달린 유리상자 앞에 섰다.

그곳은 별로 관심 있게 보는 이가 없어 한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득 그 실에 매달린 여러 개의 작은 모래주머니가 나를 붙들어 세웠다.

건축물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그 후줄근한 모래주머니는 건축물의 균형을 잡기 위한 기하학적인 수치를 실제로 확인해보는 기능적인 치밀한 계산과정이었던 것이었다.

내가 느낀 불균형의 불안을 설계자도 느꼈을까?

난 그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수학이나 건축에 대한 내 무지는 차치 하고라도 자신이 원하는 "선"을 찾으려 그토록 세심한 고뇌가 건축이라는 분야에서 적용되었다는 경외감 때문이었다.

직선이나 평면적인 2차원적인 형태로 쉽게 해결 할 수도 있는 문제 아니었을까?

가는 실에 매달린 수많은 작은 모래주머니는 각각 높낮이가 달랐으며 전체를 가늠해 보건데 유연하면서도 약간은 일그러진 듯한 타원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놀랍도록 정확한 수평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카오스(chaos)" 속의 엄연한 질서!

뭔가 겨우 감이 잡히는 듯 했다, 난 처음부터 다시 전시 작품을 봐야했다.

물결 같은 공원벽면을 장식한 원색의 타일,
울퉁불퉁한 공원바닥의 깨어진 타일조각 모자이크,

아파트 같은 건물 베란다를 단호히 차지한 파편 같은 쇠 조각(난 미역 줄거리를 널어놓은 줄 알았다, 후후후......)

이제 건물의 균형에 대한 나의 불안은 사라졌다.
그의 자유로운 예술적 감성은 모든 건축물을 살아 숨쉬는 자연의 일부로 심어놓은 것이다.

자유로운 바람 속에 구름이 흐르는 것을 조각한 듯한 문짝이 햇살처럼 다가왔다.

문고리, 손잡이, 환풍창구, 하다못해 마굿간의 자연 채광까지.....
치밀한 계산과 세심한 배려에 새삼 감탄했다.

그리고 부러웠다,
그의 천재적인 능력과 예술적인 감각, 그리고 편견 없는 사물의 관찰력....

또한 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실현 할 수 있게 수용해준 풍요로움과 사회적인 안목이다.

"이게 뭐예요?" 모래주머니 앞에 다시 선 나에게 "아줌마"가 가만히 묻는다.
"나도 몰라요." 나도 소곤거리며 대답했다.

지나치던 학생인 듯한 여자 애 들이 킥킥거리며 웃는다.

"그들은 알까?" 난 그녀들의 웃음이 모래주머니를 이해하고 난 후 "아줌마"들의 무지를 비웃는 웃음이기를 바램 해 본다.

그래서 진정한 우리들의 "가우디"가 되어주기를.....

난 바르셀로나로 떠나고 싶다, '구엘 공원 벤치에서 그대에게 엽서를 써야지!!!'


PS; 수지홈 "사랑방" 에 있는글 91번에 참고할만한 사진이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