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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스베가스에서 깽판치고 온 이야기


BY 공주 2000-11-07

남편과 라스베가스에 놀러간적이 있습니다.

라스베가스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겟지만, 많은 호텔들은 게임을 하거나 갬블머쉰으로 놀때, 호텔 회원카드를 넣고 하고, 돈을 쓰면 쓰는만큼 (혹은 노름으로 돈을 잃으면 잃는만큼) 카드에 포인트가 쌓여서, 나중에 그 포인트에 상당하는 선물, 열쇠고리나 티셔스, 인형, 등등을 받아요.
남편과 나는 조인트로 카드를 만들려고 했지요. 각각 포인트를 쌓는것보다 함께 쌓아야 공짜의 기회가 커지니까요. 전 공짜를 몹시 좋아해요.

한 호텔에서 W (접니다) 와 M (우리 돼지)이 부부이니 조인트 카드를 만들어달라 하니까, 예 하더니 카드를 두장 만들어 주는데, Mr. M 과 Mrs. M 의 카드를 만들어주더군요.
난 Mrs. M 이 아니다. 그러니 Mrs. W 의 카드를 만들어달라. 그랬더니, 그럼 조인트 카드를 만들수 없다고 해요. 성이 같아야 한다는겁니다. 그러면서, 그럼 Mrs. W 이랑 Mr. W 의 카드를 만들렴 이라고 하더군요.
나도 내 성을 바꾸고 싶지 않고, 내 남편도 남편성을 바꾸고 싶지 않다라고 하니까, 당담자는 말로는 --죄송합니다. 규정상 안됩니다-- 라고 하는데, 표정은 --별 똘아이를 다 보네-- 하는거에요.

메니저를 불러라, 남녀 차별로 고발하겠다, 이 규정은 차별이고, 법에 어긋난다, 라고까지 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Mr. M 과 Mrs. W 의 조인트 카드는 그로부터 약 두,세달후 받았습니다. 제가 각종 인테넷 게시판(특히, 페미니스트 게시판)에 떠들고 다니고, 제 변호사가 그 호텔측에 --이 여자가 너 고소한되. 준비해--라는 편지를 보내니, 카드를 주더군요. 물론, 그 편지를 쓰는 변호사비용은 제가 냈고, 전 다시는 그 호텔에 가지 않았어요.
Mrs. W 의 이름은 그 호텔에서 깽판친 밥맛없는 똘아이중의 하나로 남아있겠지요.

미국의 현행법상,
부부의 성이 같지 않다고 해서 부부의 권리, 혹은 이득을 박탈하는것은 불법입니다. 호텔측은 물론 말나오는것이 귀찬아서도 그렇겠지만, 진짜로 나에게 고소를 당한다면 법적으로 불리하다는것을 잘 알고 있겠지요.
법적으로 독립된 여성의 성--the last name--이 의식으로 독립되지 못했을때 생기는 일의 예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예는 자기 성을 남편성으로 바꾸어야 했던, 이세스 클린턴이 예인데, 미세스 클린턴과의 일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이야기해 드릴깨요.

평론가님이 지적하신바와 같이, 내 꿈처럼 모계와 부계의 공존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의식이 아닌 법으로만 이루어진다면 그걸로 무엇을 하겠습니까.
의식이 따르지 않는 법은 법이 아니지요.
그리고 the last name 문제는 여성인권차별이라는 빙산의 아주 작은 일각일뿐이고요.

제가 꿈꾸는 여성인권의 차별이 없는 사회는 오랜 시간이 흐른후에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제가 꿈꾸는 사회는 법과 질서, 그리고 의식마저 평등이 이루어진 사회이니까요. 서양에서는 기독교 문화의 박살, 동양에서는 유교문화의 박살, 일단 한국에서는 족보박살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절망적이라고요?
아니요. 절망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절망적이라고 절망해 버리는 여자들이 많다면
그땐 정말 절망적입니다.
전 절망하지 않을꺼예요.

일단은 호주제를 박살냅시다. 다 들 서명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