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포함한 주위에서 내 결혼을 반대했었다.
만약 사람에 대한 반대였다면, 난 조금 더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였을것이다. 하지만, 반대는 사람에 대한 반대가 아니고 나도 뻔히 알고 있는 조건에 대한 반대였다.
우리쪽의 반대를 눈치챈 시집에서도 보복성 반대가 나오고.......
그 와중에서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혼인신고를 해버리고 살림을 차려버리고 시작을 했었다.
내 시집자금으로 아빠가 모아둔 돈으로 엄마는 대규모 집수리를 해버리고......... 그래도 우리는 가짜 다이아반지 끼고 정말 거지같이 부모님이 결혼식에 참석을 해주는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면서....... 살았다.
어제 남편과 전쟁을 벌린 나는 퇴근후에 집에 안들어갈 마음으로 거리에 나섰는데........ 친정으로 갈수가 없었다.
남편이 출장을 가서 혼자 집에 있기 싫어 왔노라고 거짓말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쓸데없는 거짓말은 잘하고 쓸데있는 거짓말은 못하는 나인지라 거짓말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거기다, 우리 부모님은 거의 놀라우리 만치 내 거짓말을 뻔히 보시는 분들이다.
그것 봐라. 이 왠수야. 꼴 좋다.
이런말이나 들을것이 뻔하데.
그래서 고등학교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집으로 갔다.
친구가 꼬치꼬치 물어서 하소연을 실컷 했다. 근데, 갑자기.
우리 부모님 못지 않게 이 결혼을 반대하던 친구가 울먹거리면서,
그것 봐라. 이 왠수야. 꼴 좋다.
라고 하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는것이였다.
정작 울고싶던 나는 도리어,
같이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 어떻게 의견이 항상 같을수가 있니? 그러다 정 드는거지.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그런다.
난 참 황당했다.
우는 친구를 달래놓고 집으로 간다고 나섰는데.......
우리 조직을 불러내서 놀고싶은 기분도 아니고.....
호텔로 가자니 돈이 아깝고.......
여관을 가자니 참, 참, 참, 도저히 찝찝해서.......
도리가 없구나, 집에 가자, 하고 집으로 가고있는데,
저녁 9시쯤인가,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조건 항복이니 집으로 돌아오란다.
바보, 안그래도 20분쯤후면 집에 도착인데.
속으로는 무척 통쾌하고 신이 났지만, 겉으로는 퉁명스럽게,
알았어. 기다려. 하고 말았다.
남편이 자고있다. 아기같이 새끈 새끈.
반대를 한 모든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남들보다 더 잘 살아야한다는 마음이 콤플렉스로 있는 나처럼,
저 사람도..... 그렇겠지.
싸우고 갈 친정도 없는 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