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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외박


BY 날개 2000-11-29

친구들과 손꼽아 기다리던 2박3일의제주도여행길을 다녀왔다.

. 아컴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녕감에게 단호하게 "제주도 갔다올랍니더."

나의 당당함에 갑자기 기가 질렸는지

"마, 갔다온나, 나이트에는 절대가지말고,

남애들이 말을 시피도 대꾸하지 말거래이"

초등학생 수학여행 보내는 마냥 별 걱정도 다한다 싶다.

어쨋거나 친구5명은 제주도에 도착,짜여진 여행사일정따라

일사천리로 움직였고,저녁먹고 슬슬 나설볼까 하는데

한 친구의 남동생이 제주도에 발령받아 있는데

"누나들, 절대로 나이트나 노래방은 가지마세요,여기는 관광지라

좀 위험해요"여기 저기서들 위협조로 꼼짝말고 호텔방에

콕 박혀 있으라는데 모두 순진(?) 하여 하루를 잘보내고,

다음날도 여행사일정따라 정신없이 움직였다.다니면서

한가지 새로운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

제주도하면 '하루방'이 생각나는데 하루방의 유래가

재미있었다. 한라산이 만삭의 임산부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여자의 음기가 강해 남자들이 단명한다 했다.

그래서, 남자 성기모양의 돌을 많이 세워 음기를 다스린단다.

그런데,그모양대로 하니 보기가 좀 거시기해서 눈,코,입,손을 붙여

하루방이 만들어 졌단다.

그말을 듣고 나니 하루방을 보는 눈이 요상하게 변해 크고 작은

하루방을 보면서 입가에 웃음을 흘리고 다녔다.가는곳마다

하루방이 깔렸으니...ㅋㅋㅋㅋㅋㅋㅋ...

또 강행군으로 여행사 시키는대로 움직였다.

상품 판매소엘 갔는데,남자들만 먹어야 된다는 굼벵이 가루를

파는 제주도 안내자가 딴전피우는 우리를 보고는(여자들은 먹으면

안된다기에)

"어망들,혼저들 좇끝에 옵서" 으잉, 아니 거시기로 오라니 이게 뭔소리냐싶어 실눈을 뜨고 째려 봤더니

여자5명의 눈치가 심상타 여겼는지 안내남자가 씩 웃더니

"아줌마들 빨리 가까이 오세요"라는 말이란다.또,웃음이..ㅋㅋㅋ..

그다음부터 우리는 심심찮게 그말을 써먹으며 웃었다.

20년만의 첫 외출을 그냥은 못가지.모두 일심동체,호텔 나이트엘

갔다. 거의가 신혼부부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눈을 씻고 봐도 우리또래 아지매들은 없었다.

돌아나갈수도 없고 웨이트들의 "어써 옵쑈" 외치는 소리에

놀라 앉았다. 친구들중 아무도 젊음이 넘치는 가운데

끼어들 자신이 없는지 얌전히 앉아 맥주만 홀짝~

쌍쌍이 신혼부부들의 춤추는모습만 봐도

젊어진 기분이었다.우리들의 아들,딸의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우리는 맥주만 마시고 그 젊음들에 박수를 보내고

노래방으로 향했다.우리들이 갈곳은 그곳뿐이기에...

2박3일의 여행을 흔쾌히 보내준 우리녕감선물로

'동충하초'한병을 사들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녕감, 아무도 우리들보고 말은 커녕 옷자락도 건드리지 않던데예"

"너거들 주제파악도 못하나,늙은 너거를 누가 건드릴끼고"

흥~ 녕감 속으로는 은근히 좋음시로....

아침에 일어나니 "망구 니 코고는 소리에 잠한숨도 못잤데이"

"아이구마, 우리집이 최고네예.편한 잠 잤네예"

"그랑께, 집떠나면 고생이다 아이가"

아줌마닷컴 여러분!

덕분에 잘 다녀 왔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