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응,나야~
어제,일하느라고 떨어져있는 네 남편에게서 별이 보인다고
이른 새벽에 전화 했더라는 네 메일을 받고서 난 한참을
미소 지었단다.
길다면 긴 결혼생활인데 네 남편은 아직도 별을 함께 보고픈 이가
너 였다는게 한편으론 부러웠다는거 아니겠니?
살면서 가끔씩 하늘을 쳐다본다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게에 그만큼의 여유로움도 찾기가 힘이드나보다.
오늘도 일찍 일어났겠구나?
눈을 뜨면서 점점 더 일어나기가 싫어지는 계절인데
넌 일을 핑게로 부지런을 떨었을 것이고.
이 아침에 벗어놓은 옷가지랑, 보다말고 길게 펼쳐진 신문들이며
나간이들의 각종 허물들을 정리하는데도 오전이 금새 가버리더구나.
나만의 여유로움을 대신해주는 커피 한잔이
오늘도 내가 숨 쉰다는 의미로 다가올 뿐이고.
졸음이 오려고 해서 진하게 타서 마셨는데도 여전히 가물거리기만
한게 이것도 이젠 중독인가보다.
무엇이든 입맛만 다셨다하면 의례히 그다음은 커피잔이 손에 있으니
중독이라는 말이 옳을거다.
친구야~
이렇게 베란다 길게 해가 들어오면 한사람 한사람 그리운이들이
죽~줄을서는구나.
남편의 잦은 발령으로 가는곳마다 한두명씩은 남겨놓고 오는 아줌마들이며 아이친구들도,이별을 한 친정아버지도....
웬만큼은 익숙해질때도 됐을텐데....
그리고 그 속에 넌 마음 깊은곳에 자리한 아릿한 존재다.
언젠가 네가 내게 한말이 생각나는구나.
나도 여느 아줌마들처럼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으로
식구들 기다리면서 편하게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네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서 네가 생활을 시작한다고 했을때는
건강만 회복하면 다시 제자리 찾겠지 했었단다.
모든게 생각대로만 되어지는 일이 아니기에 넌 아직도 일을 하고있고
오늘까지 이어짐에 버거워하는 네 모습을 볼때는
옆에서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함께 해주지 못함이 마음 아팠단다.
멀리 산다는게 참 좋은 핑게다.늘~
우리애가 여섯살땐가보다.
대구에 살때지.
말씨도 다르지, 환경도 다르지, 잘 적응이 안되고
남편도 많이 늦고 그럴때 친구가 절실히 그리운적이 있었단다.
슈퍼를 갔다오다가도 공중전화의 동전이 남아있으면 아깝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들었다가 그냥 내려놓았던 적이 있었단다.
'처절한 외로움을 맛보자'이런거였었나보다.
익숙해지기 마련인 낯설움도 내 살이되고 피가되어 이젠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단다.
친구야~ 가까운곳에 살면서 백화점갈때도 불러내고
무작정 택시타고 네가 사는 동네에 내려 꽃한다발사서 네게 안기고
나 좋아하는 커피라도 한잔씩 마시고 싶다.
너 그거 아니?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 시켰던 지금의 네 남편이 잠시나마 미웠었고
결혼식장에서 마음으로 많이 울었던것도,외국으로 남편을 보내는
네 마음을 대신할수 없어서 아파했던 공항의 그날도,
네 아이가 태어나 행복하게 했던 그 예뻣던 추억을~
지금,많이 힘이 들어도 다 건강하니까 그걸로 위로삼고
널 바라보는 이들이 많으니 힘내자.
그리고 별이 예쁘다고 별 같이보자고 전화해주는 남편의 아름다운
마음이 널 충분히 행복하게 할거야.
이렇게 멀리서 해바라기 하는 나도 있단다.
12월 모임날짜가 나왔는데 그때 얼굴도 좀 보자.
널 아끼는 벼*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