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크리스마스라 평소 가깝게 지내던 아지매들과
저녁에 생맥주나 한잔 할라꼬 집앞에 호프집에서 한잔했는데요.
아이들을 모처럼 다 집에 두고 나오니 정말로 좋대예.
그래서 한잔씩하면서 기분이 아딸딸해져서는
"마 우리 이런날도 자주 있는기 아인데 오늘 나이트도 가뿌자" 카면서 나섰는기라요.
근데 다들 아덜 키운다꼬 안가본지 오래라서 괜히 나이트 클럽에 간다는게 쭈빗해지는기 쪼매 그렇대요.
택시는 탓는데 바로 거기가자는 소리 하기가 뭐해서 그 나이트 클럽 바로 앞에 동사무소가 하나있는기 얼릉 생각나서
택시 아저씨 보고 "아저씨예, 00 동사무소 앞에 대주이소"
했더니만,아저씨 하는말이
"아따 아지매들,지금 이 시간에 동사무소에 등본 떼러 가는것도 아일끼고 000 나이트라케도 알아듣심더 " 캐서 괜히 거기 안 가는척 딴말로 둘러 대려하다 무안만 당했심더.
그래 참말로 오랫만에 들어 가 보니 사람들 억수로 많대예. 번쩍 번쩍 조명은 돌아가고...음악은 꽝꽝 울리고...
일행이 6명인데 뒤에 택시 타는 사람들이 아직 도착 안해서
우린 돈 아낄 요량으로 4명만 온것 처럼 해서 테이블 하나만 잡고 바로 스테이지로 나간기라예.뒷 사람들 다 오면 눈치채지 싶어서,
비좁은 틈새에 이 무슨 난리고 싶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고...
그래도 우리는 무대앞에 바짝 자리 잡고 열심히 흔들었다 아임니까.
근데 어디서 뭐가 타는 냄새가 나더구만요.
그래서 옆에 있는 칭구에게 "타는 냄새 안나나?" 하니까 칭구도 "응, 진짜 뭐가 타는 갑다" 캐서 둘러 보니까
진짜로 무대위에서 밴드들 노래하는 뒤에 작은 히터가 하나 놓여 있는데 거기서 연기가 나고 있는게 보이더라고요.
그 순간 '아이고 불이 났는갑다'싶어서 마음은 급해지고 "이 많은 사람들 다 타죽거나 뛰쳐 나가다가 밟혀 죽을낀데.. 내가 여기서 죽으면 또 사람들이 내 문상와서 머라카겠노"카는 생각이 나서
한참 무대위에서 노래 부르고 있는 가수 발목을 붙잡고 막 흔들면서
"불났어예. 불!" 소리 치면서
연기나는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더니 그 가수가 뒤를 한번 힐껏 보고 날 함보는데 '참 우끼는 아지매도 다 봤다'하는 눈으로 쳐다 보더니 다시 노래 부르대예.
그때까지 영문몰라 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그게 무대 꾸미는 연막인줄 누가 알았나,
테레비에서 쑈 같은거 할때 연막 쓰는것 봤어도 실제로는 첨봤으니깐...
주위 사람들을 노래 부르던 사람이 갑자기 노래를 끊어뿌리니까 무슨일이고 하고 쳐다보고...
그 순간 완죤 칸츄리 꼬꼬 됫뿌릿심더.
그렇다꼬 우리가 안 노나, 모처럼 큰맘 묵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왕지사,더 잼있게 본전 뽑도록 놀자 카면서
우린 더 신나게 흔들고 난리부루스를 하고...
올 크리스 마스를 잊지 못할낌니더.
아지매들, happy new year!!
P.S: 근데 그 남자 카수 발목 잡고 흔들때 그 다급한 와중에도 '남자 발목이 내 발목보다 더 가느네'하는 생각이 들더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