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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에게 다시 술을 먹였다.
차 안의 히터를 제일 세게 틀어놓고는 칼로 호세의 젖은 바지를 찢었다.
그의 발을 찢어진 나의 옷으로 힘껏 닦았다.
그리고는 술을 다시 그의 가슴에 붓고는 열심히 문질렀다.
정말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
그의 얼굴에 붉은 색이 희미하게 돌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떴다가 다시 감았다.
"호세! 호세!"
나는 가볍게 그의 얼굴을 때리며 불렀다.
30분이 흐른 뒤 그는 완전히 깨어났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는 마치 귀신을 바라보듯이 나를 향해 떠듬떠듬 말을 했다.
"당신, 당신......"
"저, 뭐요?"
나는 그의 표정에 더 놀랐다.
"고생이 심했어."
그는 나를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무슨 말이에요. 전 고생하지 않았어요."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왜 당신, 옷을 입고 있지 않지? 당신 옷은 어디에 있어?"
그제서야 나는 내가 속옷만 입고 잇다는 것을 생각했다.
또 온몸이 진흙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호세도 분명히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가 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호세는 내내 누워있었다.
그의 다리는 내일 곧 의사에게 보여야 할 것 같았다.
동상을 입은 듯했다.
밤은 이미 깊었고 미로의 산은 마치 괴물처럼 내 뒤에 서 있었다.
우리는 작은 곰자리를 따라 북쪽으로 가고 있었다.
"삼모, 당신 아직도 화석을 원해?"
호세는 신음하듯 물었다.
"예."
나는 짧게 대답했다.
"당신은요?"
나도 그에게 물었다.
"나는 더더욱 원해."
"언제 다시 갈래요?"
"내일 오후."
<해변에서 부르는 노래>
노을이 질 무렵 호세는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부스스한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바짝 자르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급히 부엌으로 달려가 생선칼을 갖다 놓고
호세의 목에 보자기를 감으려고 했다.
"당신, 여기 앉으세요."
"당신 지금 뭐해?"
호세는 놀라 펄쩍 뛰었다.
"당신 머리를 잘라 주려구요."
나는 그의 머리카락 한 줌을 잡아 당겼다.
"당신 설마, 당신 머리를 자른 것으로 부족하지는 않겠지."
그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시내의 그 이발사보다는 내가 더 잘 깎을 수 있어요.
우리, 절약해야 하잖아요. 이리 오세요. 얼른."
나는 호세를 재촉했다.
호세는 열쇠를 들고 문 밖으로 뛰어갔다.
나는 칼을 내려놓고 그를 따라 나갔다.
5분 뒤쯤 우리는 지저분하고 무더운 이발소 안에 앉아 있게 되었다.
호세의 머리를 어떻게 자를 것인가를 두고
이발사와 호세 그리고 나 세 사람은 심한 언쟁을 했다.
아무도 자신의 의견을 양보하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이발사는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 보았다.
"삼모, 당신 좀 나가 있지 않겠어?"
호세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내게 말했다.
"돈을 주세요. 그럼 가겠어요."
나는 호세의 주머니를 뒤져 파란 지폐를 꺼냈다.
그리고 큰걸음으로 이발소를 나왔다.
이발소 뒤의 작은 길을 따라 시외 쪽으로 걸었다.
더러운 거리에는 쓰레기가 잔뜩 널려 있었고 파리떼들이 날아 다녔다.
깡마른 산양이 먹을 것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한 번도 온 적이 없었다.
한 블록을 지나고 나서 나는 창문이 없는 허름한 집 한 채를 발견했다.
대문 앞에는 선인장류의 식물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나는 호기심에 걸음을 멈추고 서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집 문에는 -목욕탕-이라는 큰 간판이 걸려있었다.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가 잔뜩 쌓인 집에 무슨 목욕탕이 있지?"
그래서 나는 살짝 닫힌 나무 문틈 사이로 머리를 디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환한 곳에 있다가 캄캄한 집 안을 들여다보니 도대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놀란 사람들의 괴성과 아랍 어로 고함을 치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나는 뒤돌아 몇 발자국을 물러났다.
정말 문 안은 수증기로 가득했다.
도대체 안에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하길래 나를 무서워할까?
그때, 안에 있던 한 중년 남자가 사하라 원주민의 긴 바지를 걸치고 나와
길 위에서 생각에 잠긴 채 서성대는 나를 보았다.
"당신 뭐해요. 왜 남이 목욕하는 것을 엿봐요?"
그는 화가 난 듯 스페인 어로 따졌다.
"목욕요?"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여자로군. 빨리가요. 어이 ,어이."
그 사람은 닭을 쫓듯이 손짓을 하며 나를 빨리 가라고 재촉했다.
"어이가 뭐요? 잠깐만요."
나도 큰 소리로 그에게 고함치듯 말했다.
"이봐요, 안에서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거예요?"
나는 그에게 묻고는 다시 그 집 안으로 걸어 들어가려고 했다.
"목욕이요, 목욕. 보지 말아요!"
그 남자는 다시 "어이 어이"하고 소리쳤다.
"거기서 어떻게 목욕을 해요."
나의 호기심은 점점 더 커졌다.
"저렇게 하고 있잖아요."
그 사람은 화를 참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어떻게 해요. 당신들은 어떻게 목욕을 하는데요?"
나는 몹시 궁금했다.
나는 한 번도 사하라 원주민들이 목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끝까지 묻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당신이 직접 와서 목욕을 해 보면 알 거 아니오?"
그는 말했다.
"나도 목욕을 할 수 있어요?"
나는 기뻐 펄쩍 뛰며 물었다.
"여자는 아침 여덟 시 부터 정오까지예요. 요금은 40페세타."
"감사합니다. 내일 오겠어요."
나는 얼른 이발소로 뛰어가 호세에게 새로운 발견이라도 한듯이 말했다.
그 다음날 아침 나는 큰 타월을 들고
두껍게 쌓인 양똥을 밟으며 -목욕탕-을 향해 걸었다.
거리엔 고약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실제로 식욕이 떨어질 정도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교활하고 거칠게 생긴 중년 여자가 앉아 있었다.
주인집 여자 같았다.
"목욕할 거예요? 돈을 내요."
나는 40페세타를 그녀에게 주고는 사방을 둘러 보았다.
그 실내에는 어지럽게 놓인 양동이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불빛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알몸의 여자가 탕에서 나와 양동이를 들고 들어갔다.
"어떻게 목욕하는 거예요?"
나는 시골뜨기 처럼 사방을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이리 나를 따라와요."
주인여자는 나의 손을 잡고는 안쪽으로 데리고 들어 갔다.
대략 20평 정도 크기의 방이 있었다.
그곳엔 철사줄이 가로로 늘어져 있었고
철사줄 위에는 사하라 여인들의 내의와 치마 그리고
몸을 감싸는 천 등이 걸려 있었다.
순간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었다.
"여기서 옷을 벗어요."
그 여자는 명령하듯 말했다.
나는 한마디 대꾸 없이 옷을 벗었다.
미리 집에서 입고 온 비키니 수영복만 남기고,
그리고 벗은 옷들을 철사줄에 걸었다.
"벗어요!"
그 주인 여자는 다시 재촉했다.
"다 벗었어요."
"그렇게 이상한 걸 입고 어떻게 씻어요?"
그 여자는 작은 꽃무늬가 있는 나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거칠게 잡아 당겼다.
"어떻게 씻든 그건 내 일이에요."
나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눈을 흘겼다.
"좋아요. 그럼 밖에 가서 물통을 들고 들어와요."
나는 얌전히 빈 양동이 두 개를 들고 들어왔다.
"이쪽이에요. 시작해요."
그녀는 또 다른 곳의 문을 열어주었다.
내부는 식빵처럼 한 칸 한 칸 나뉘어져 있었고 그 옆에는 우물이 나타났다.
나는 사막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오아시스가 이런 곳에 있다니.
몇 명의 여자들이 우물처럼 생긴 곳에서 물을 떠서 뿌리고 있었다.
하하하하!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마냥 즐거워보였다.
나는 빈 물통 두 개를 들고는 바보처럼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인들은 내가 옷을 입고 들어온 것을 보고는 모두 행동을 멈추고
서로 쳐다보며 킥킥 웃어댔다.
그 여자들은 스페인 말을 그다지 잘 하지 못했다.
그 중의 한 여자가 내게 와서 나 대신 물을 길어주고는
매우 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그리고는 물통의 물을 내 머리에 부었다.
나는 놀라 손으로 얼굴을 비볐다.
다른 한 통의 물을 또 부으려고 해 나는 황급히 벽쪽으로 도망쳤다.
"고마워요"하고 말했지만 더 이상 목욕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지 않았다.
"차가워요?" 한 여자가 내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낭패였다." 추우면 안으로 들어가요." 그녀는 빗장문을 열었다.
그 식빵 같은 곳이 몇 칸이나 더 있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뜨겁고 습한 기운이 얼굴에 훅하고 닿았다.
사방은 수증기로 가득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팔을 뻗쳐 손으로 더듬거리며 몇 발자국을 걸었다.
사람의 허벅지 같은 것이 밟혔다.
몸을 숙여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 작은 공간에 여자들이
나란히 앉거나 누워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큰 물통에서는 뜨거운 물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방 안에 가득 찬 습기는 그곳에서 나온 것이었다.
마치 터키탕과 같았다.
그때 한 사람이 문을 열자 찬 공기가 안으로 들어왔다.
뿌연 수증기가 걷혀 안이 잘 보였다.
여자들은 찬물이 담긴 물통 한두개를 곁에 놓아두고 있었다.
방 안의 높은 온도로 바닥도 무척 뜨거웠다.
나는 꼭 데일 것 같아 서 있지 못했다.
왔다갔다하며 발을 식혔다.
이 여자들은 어떻게 바닥에 앉아 견디는지 신기했다.
"이리 와 앉아요."
모서리에 앉아 있던 한 여자가 내게 자리를 내주었다.
"저는 서 있을게요. 고마워요."
데이는 것이 겁나서가 아니라 진흙탕 같은 바닥에 사실 앉을 수가 없었다.
여자들은 모두 작은 돌멩이를 물에 담갔다가 자기 몸을 문질렀다.
한번 몸을 문지르고 나면 몸 위로 새까만 때가 나타났다.
그들은 비누를 사용하지 않았고 또 물도 그다지 많이 쓰지 않았다.
온몸에 있던 때가 전부 벗겨져야만 그때 비로소 물을 끼얹었다.
"4년 됐어요.4년 만에 목욕하는 거예요.
저는 하이머에 살고 있어요. 아주 먼 사막이지요......"
한 여자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하이머는 천막이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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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내게 말할 때 나는 숨을 쉬지 않았다.
그녀는 물통을 들어 자기 머리 위에 부었다.
자욱한 수증기 속에서 그녀의 몸을 씻으며 내려온 시커먼 땟국물이
천천히 나의 하얀 발을 적시는 것을 보았다.
순간 나는 속이 메스꺼워졌으나 아랫입술을 깨물고 꼼짝하지 않았다.
"당신은 왜 안씻으세요. 돌을 빌려드릴까요?"
그녀는 호의에 찬 표정으로 내게 돌을 건네주었다.
"전 더럽지 않아요. 집에서 늘 씻거든요."
"더럽지도 않은데 왜 목욕하러 왔어요.
목욕은 저처럼 3.4년에 한 번씩 하는 거예요."
그녀는 몸을 다 씻었는데도 내가 보기엔 매우 더러웠다.
그 탕은 무척 좁았고 창문도 없었다.
게다가 커다란 물통에서 물은 계속 끓고 있었다.
나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고,
또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탕의 크기에 비해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그들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지독해서 토할 것만 같았다.
. . . . . . . . . . .
다음은 더 기상 천외한 일이 벌어져요...
삼모는 결혼 6년 동안 아기가 없었나보네요.
아기는 안 나와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토마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