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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살고 싶어.....


BY 한심이 2001-03-21

봄날은 왔다. 눈이 내내 내릴것만같던 지겨운 겨울은 가고,
아, 봄이 왔구나. 변덕스럽던 날씨도 요즘은 화창 화창 이고.
나는 어디 나갈때도 오란데도 없는데,
날 부르네, 학교가 아이들 학교가.
언제 내가 엄마가 되어서 적극적으로 살아야되는 처지로 바뀌었나 살필겨를도 없이... 그저 내할일이나 하고 살림이나 잘하고 아이나 잘 키우면 되는줄 알았는데, 학부모란, 말도 재력도 체력도 적극성도 모두 갖춘 엔터네이너일줄이야. 그저 조용히 살고 싶어서 학부모회의란 곳도 안가고 한달후에나 선생님 뵙고 인사나하고 어린 자식 잘 가르쳐 주시기 조아리고 오려고 했는데, 우리 전화번호는 어찌알았나 반대푠지 어머니회장인지, 학교 청소 오란다. 학교가 왜이리 요즘은 청소만 하나 눈만 뜨면 청소에 환경미화에... 먼지 없고 아이들이 대충하면 한달에 한번 가면 안되냐고 해도 일주일에 두번은 해야한다나. 게으른 내 성격인가 대충 좀 살지. 그러기 싫다고 소신도 없이, 그러지요 뭐, 하고 얼버무린 내 주제가 왜이리 한심할까.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다고 했었는데, 어쩌다 상황대처도 못하는 못난 엄마로 전락 했는지. 나도 차려입고 폼재고 나설껄 어차피 할바에야. 그러지 말라고 엄마가 바로서야 아이가 바로서고 소신이 있어야 우리사회가 바뀐다느니 철학을 갈파하던 내가 아니었나.
학교 선생님이 가장 큰 어른으로 바뀌고 얼떨떨한 내자식 오늘도 무사하길 바라는 보통이하의 엄마가 내 모습이 아닌가.
조용히좀 살자. 모두 나서지 말고, 초등학교 답게 초등수준으로 머물고 무슨 무슨 교육이네 떠들지좀 말고, 그저 남한테 폐 끼치지 않고 내것 네것 가릴줄알고 사람이 귀한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키우는 그런 교육이나 시켰으면 좋겠다. 인터넷 세상이라고 저학년 꼬마한테 인터넷으로 자료 찾아 오라는 황당한 정보화 교육은 시키지좀 말고 한글이나 제대로 가르쳐 주자. 가르치는 것은 없이 무슨 경시대회는 그리 많고, 왜 그리 특기들이 많을까. 아무리 살펴도 내 아인 특별한 재능도 소질도 없는데, 보통 사람은 이세상에서 사라진 인종인가. 영재만이 교육 받을수 있는 세상인가. 오늘 부터 기도나 열심히 할까. 세상이 조용해 지게. 못난 어미에 한심한 수준이군, 엄마가 적극적이어야 아이가 변한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