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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맛보기...그 여자의 실루엣


BY 토마토 2001-03-26

p165
우연한 기회에 여자의 집을 들여다본 적이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빈민아파트였고 복도식이었다.
한여름이면 더워서 복도로 난 현관문을 열어어야 할 형편이었으므로
나는 여자의 집 앞을 지나치는 길에 그 집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이다.



들여다보는 순간 어떤 느낌이 있었다.
슬펐다.
산다는 것의 모습이 그 속에 적나라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내 집의 풍경이야 늘 눈에 익어서 별다를 느낌이나 감회따위가 들리 없다.
내 집도 또다른 이의, 생전 처음 내 집을 보는 이의 눈에는 색다른 어떤 느낌,
<중략> 여자의 집은 일곱평 반의 공간.<중략>

독특했다.


그리고 역겹고 지겹다는 인상을 떨쳐버릴 수 가 없었다.
벽면에 잔뜩 걸린 서투른 수채화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것들은 여자가 직접그린 그림들이었다.
좁은 통로에 널려진 그림물감들, 붓들, 팔레트들,
캔버스, 이젤, 월부로 끊어산 것이 분명한 호화 장정의
'한국근대회화선집'
'세계미술대전집'. 그것들이 좁은 방안에 방만하게 널려 있었다.


옷걸이에 걸린 잠자리 날개 같은 잠옷과 나이트가운,
브래지어와 팬티스타킹.
그것들은 슬프게 선정적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집에 야릇한 호기심이 이는 것을 느꼈다.
여자는 현관문을 열어둔 채 어깨끈만 달린 인조견 치마를 입고
늘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때로는 통화하면서 화장을 했다.
그녀가 화장을 할 때면 화장내가 현관문 밖 복도까지 진동했다.
화장을 하지 않고 사는 나는 그녀의 화장내에 질투를 느꼈다.
가끔은 그녀의 인조견 치마의 어깨끈이
팔 밑으로 흘러내린 모습을 보게 되는 수도 있었다.
그럴 때, 그녀의 젖가슴살은 겨드랑 근처까지 흘러 넘쳤다.
나는 그것에도 조금 질투했다. <중략>


그때부터 나는 집안을 쓸쓸하게 꽉채울 물건들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다리가 흔들리는 책상, 그 위에 지점토 꽃병들을 줄줄이 모셔놓고
벽면에 <중략> 고상한 책 보다는 색깔있는 스타킹과
노랗게 물들인 가발과 뾰족하기가 송곳 같은 하이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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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공선옥
제목.....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펴낸곳 ....창작과 비평사
값...7,500
페이지 수 ...230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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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0원 이란 액수가 정말 아깝지 않을 만한 책이여요.
생일 선물로도 좋겠어요.
산문집입니다.
작가 공선옥이 홀로서기 하며 산골생활을 하는데
업둥이를 포함한 아이가 셋이고 ...
아 참...아득하네요....
책표지의 색깔도 참 예뻐요.
옥색과 하늘색을 믹스한 그런 어렴풋한 회색빛 나는 하늘색 바탕에
자수로 꽃그림이 가운데에 그려져있고 제목도 참 예쁘죠.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도서관에서 사실 제목보고 뽑아 왔는데
내용도 실속이 있어요.
꼭!필요하신분은 사보셔요.
특히 외로운신 분, 자연을 사랑하시는 분,
자녀를 사랑하시는 분 들 읽으셔요.
사랑하는 그분 더러 사달라고 조르세요.
책의 사이즈도 조금 특이합니다.
보통 책보다 조금 더 넓어요.
그리고 표지가 두껍고 빳빳한 재질로 되어있어요.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