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인연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만남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오직 한 사람을 찾아 밤 하늘 은하계를 떠돌았다
대기권을 진입하면서 불타버린 돌멩이 하나로
그녀는 이 지상에 나를 찾아왔다
내가 태어나던 해에 그녀도 똑같이
우리 고향 성두리 뒷산에서 한 나무꾼에 의해
발견되었고, 한 일본인 손에들러 두원운석이란 이름으로
도쿄 제국 박물관에 누워 있다가 환갑을 넘기고서야
이렇게 현해탄을 넘어 왔다
비뚜름한 모자를 쓰고 금빛 단추를 달았던 흔적,
백조좌의 황금수레를 타고 몇 억광년을 떠돌며
황금수레의 말채찍을 휘둘렀던 흔적,
하늘의 숲과 내를 대질렀던 그녀의 함성,
그녀 또한 이 지상에 서서
밤 하늘을 노래하는 나를 만나러 왔다,
사랑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인연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만남이란 말 함부로 쓰지 말자
*** 월간 ESSAY 3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