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16

내 어머니, 내 아내, 내딸은 있으나..여자는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남자들.


BY detong 2001-03-31


Re: 하하… 불안해 하실 거 전혀 없어요. ^^
원래 강하지 않은 사람들, 특히 그 중에서도 여자에겐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 말아야 한다(Sei auf keinen Fall streng gegen die anderen, vor allem gegen die Frauen, die es nicht sind)는 것은 남자들에게 있어서 철칙과도 같은 것이죠. 물론 이때 남자들은 여자들이 허약한 게 흔히 어리석음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해방하여 자기 마음에 드는 임무를 스스로 포착하여 자기들의 독립을 쟁취하는 일을 이젠 더 이상 누가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항상 괴롭고 억울하다면서도 막상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권리만큼 어떤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순간에서는 별로 당당하지도 못한 것을 보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건 여자들이 얼마나 태어나면서부터 허약성으로 짓눌려 있는지를 모르고 그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여자들에겐 대개 오직 하나의 목표만이 강요될 뿐입니다. 그건 물론 결혼이지요. 모두들 그녀들을 결혼시키는 일밖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Alle trachten einzig danach, die Frauen zu verheiraten). 하지만 여자들은 결혼한 그 순간부터 자신이 육체도 정신도 달라져버려 평범하게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에 끔찍해 하면서도 그 운명 바깥으로 벗어나는 것은 싫어합니다. 사회적으로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죠.

우리나라 여자들에겐 어떤 종류의 사치(Wohlleben)와 사교적인 세련(Verfeinerung)이 필요할 뿐, 자신들이 남들에게 어떤 식으로건 비판을 받는 것엔 전혀 단련돼있지도 못하고 그걸 견디지도 못할 거면서 그녀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리려 합니다. 아니 물론 그것이야 당연한 것이되 거기다 남자들 이상의 배려와 보호 그리고 부드러운 격려만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강하죠. 그리고 남자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주는 대신, 여자들을 소외시키고 그들에 대한 지배권을 더욱 우회적인 형태로 강화하는 게 우리나라 현실입니다.

그런데 독일에 와서 독일여성들과 가깝게 접해보고 그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이 얼마나 우습고 어리석은 것인지를 금방 깨닫게 돼있어요. 책 읽고 강의 듣고 이론만으로 이런 현실이 잘못됐다는 것을 아는 것과 이렇게 체험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남녀평등은 공허한 이념이나 의식개혁 같은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다른 나라의 보다 남녀평등된, 여성이 보다 주인된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생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위되고 있는가를 비교함으로써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타문화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이 아니라 독일여성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 여성들보다 훨씬 많은 모순점을 이미 극복했고, 그들의 페미니즘 역시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진일보된 단계에 와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줘야 해요.

한국여자들이 노력을 안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일부 여성들이긴 하지만 굉장히 칭찬할만한 노력들을 보여주고 계시죠. 그러나 그들이 구체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보여주는 행태에 있어서는 여기 독일여자들과 비교해봤을 때 약간 이상한 모습들이 발견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에요.

님께서 만약 페미니즘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하고 싶으시다면, 독일여자들의 페미니즘적 태도가 더 나은지 우리나라 여자들의 페미니즘적 태도가 더 나은 것인지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검토를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냥 한국여자들이 독일여자들보다 열등한 것처럼 묘사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식의 단세포적인 사고로는 님의 생각에 어떠한 발전도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저의 글을 읽고 한국남자들이 한국여자들을 싫어하고 몸매 쭉쭉빵빵한 독일여자만 찾게 될까봐 겁이 나게 되셨던 거라면 그 부분은 안심해도 될 것입니다. 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남자들, 심지어는 대부분의 독일유학생들도 마찬가지죠, 독일여자라면 싸가지 없다고 질색팔색을 합니다. 시부모님 공경도 할 줄 모르고, 남편에게 꼬박꼬박 맞먹으려 드는 이런 여자들을 어디다 써먹겠느냐고, 독일여자 좋다는 새끼들은 모두 쌍놈집안의 새끼들이라고 난리치면서, 한국여자들이 역시 전세계에서 최고로 만만하고 현모양처감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님께서는 그런 남자한테 조용히 시집 가서 행복하게 사시면 되니까 절대 불안해 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 남자들은 저처럼 한국여자들 정신 차려야 된다고, 반성 좀 많이 해야 된다고 목청 높여 말하는 법도 절대 없을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밑에 글에 대한 리플입니다. 밑에 글이 여자 생각님과 동일인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같은 생각으로 쓴 글이 있고
대답이 있기에 글을 올려 봅니다.


우연 wrote:
> 들어왔다가 독일 유학 생활을 둘러보았습니다
> 독일 여성이야기가 눈에 띄어 찬찬히 읽어보았지요
> 뭐 읽다가 짜증나면 안읽으면 그만 아니냐고 하실 수 있지만
> 어짜피 다 읽은 거고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 적어봅니다
> 우선 현대 독일 여성 운운 하시며 한국 여성과 비교하셨는데
> 님의 '현대' 독일 여성에 대한 이해는 그만그만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현대' 한국여성에 대한 이해는 19세기 수준에 머무른 채
> 섣부른 비교를 하셨더군요 그러니 비교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비난이며 독일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칭송이더군요
> 또한 현대 한국인의 의식수준과 사회현상 제반의 문제를
> 현대 한국 여성만의 무지몽매로 인식하고 계시더군요
> 갖가지 객관적인 자료를 들이대곤 있지만 과연
> 얼마나 객관적인지 궁금하군요
> 일례를 들자면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한 반응을 한국여성의
> 반응으로만 상정하셨더군요 과연 그것이 한국 여성들만의
> 반응일까요 한국인의 일반적 고정관념에서 나온
> 무지한 반응은 아니었을까요
>
> 한마디만 하지는 것이 좀 길어졌네요
> 나이든 무지랭이 아저씨나 아줌마들이야 무슨 생각을 하든
> 죽어없어지면 그만이겠지만
> 님처럼 젊고 많이 배우고 장차 사회적 영향력이 커질 사람은
> 남을 가르치려들기 기본성향 때문에 그 영향력이 크다고 봅니다
> 게다가 선진문물을 몸소 체험했다고 하면
> 일부는 '음 그렇군. 독일여자들 대단해. 한국 여자는 노력도 안하면서
> 쫑알댄단말이야' 하지 않을까 우려되는군요
>
> 그러니 가방끈 긴 사람의 입장에서 또 여기처럼 사람들이
> 드나들며 님의 생각을 읽고 지식을 나누려는 곳을
>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시고
> 글을 쓰셨으면 합니다
> 물론 저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인간이라
> 공명정대를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또한 그에 대해서는
> 자신이 없는 사람이고요
> 다만 지나친 편견을 편견인 줄 모르고 마치 그것이
> 정답이라는 듯 자만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 물론 님의 글이 역사적으로 권력을 가진자가 약자에게 힘을
> 나눠주란 법은 없으니 여성들 스스로 깨우쳐 힘의 절반을 뺏어야
> 한다라는 식의 주장일 수도 있겠지요
> 그러나 제 눈에는 짧은 외국생활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이
> 타문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으로 변질된 것으로 보입니다
>
> 어쩌면 이런저런 생각없이 그냥 사실(이라고 믿는)의 나열일지도
> 모르지만요
>
> 여기까지 쓰고 보니 조금 미안해지는 군요
> 남의 생각에 왈가왈부하는 저자신도 그저그런 인간 아니냐하는
> 자괴감까지 드는 군요
> 그래도 이왕쓴거 그냥 올려봅니다

------------------
함부로 남의 글 퍼다 올리는것은 잘못된 일인줄 알지만
또 위의 남자분의 글이 전체의 생각이 아닌줄 알지만
또한 극도로 개인적인 생각이 아닐정도로..위의 남자분의 말대로
다수가 그렇게 생각한다는걸 인정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마지막에 한국여자들이 최고로 만만하고 현모양처 감이라고
하는 말에는..경악을 금치 않을수가 없는데.....
차라리 감사하여야 할까요?
이렇게 표면적으로 다수 남자들의 여자에 대한 편견을 알려준것을..
그것도 지식인 층이라고 하는사람들이 더욱더 심하다는 것을..
그들은 말도 저리 잘하니...지금 여성운동 하는 분들이 얼마나
고충이 크실지....조금이나마 짐작이 가는군요.
그런 다수의 남자들에게서 욕도 많이 들으실텐데.....
같은 여자라고 편들어 주고 관심가져주는 이도 많지 않으니...
갈길이 먼것 같습니다.
가사 육아에서 과연 우리나라 여성들이 자유로울수 있는 날이 올까요?
다른 나라 처럼 맘편하게 하고 싶은 공부 언제든 시작하고
일할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요?
더 답답해 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