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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기


BY 지은이 2001-04-27

손없는 날을 골라서 이사를 했는데
일요일이 아니라 남편은 출근을 해야했다.

어쩔수없이 10개월된 아들을 등에 엎고
이삿짐 센터 아저씨를 도우고 있었드니
울동네 문방구점 아줌마가 딱해 보였나보다.
아기를 자신이 봐주겠다는 고마운 말씀을 하시길레
젓병이랑 우유 그리고 아기를 맡기고선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이삿짐 아저씨를 도왔는데
갑자기 빨리 타라는 아저씨의 말에 얼른 트럭옆자리에 올라탔다.
1년동안 정든집을 멀리하고 다른동으로 이사를
가지만 작으마한 내 집을 장만해서 가는지라
기분은 날아갈듯 했다.

새 아파트.
경비실에 콘도라를 부탁하고선
다시 열심히 이삿짐을 날랐는데
평소 건망증이 많았든 나인지라 혹여 빠진거
있을새라 메모까지 해가면서 열심히 체크를 했다.

드디어 이삿짐을 다 옮겨준 아저씨들은
돈을 받고 떠나고
난 구슬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쓸고 딱고
제자리에 놓을거 놓으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비록 대출투성이지만 내 집이란게 얼마나
맘을 푸근하게 해주는지...
퇴근하고 바로 이쪽집으로 오란 아침의 내 당부에
남편이 드뎌 퇴근을 해왔다.
'야 멋지다. 자기야 수고했어"
우린 깔깔 웃으면서 와인한잔을 마시기도 했지.

근데 한참의 시간이 지난후 남편왈
'자기야. 우리 복덩이 아직 자니?"
복덩이...복덩이...
그때서야 문방구에 맡겨놓은 아기 생각이 났다.
"어머나. 큰일났어. 애기 맡겨놓고선 안찾아왔다"
'뭐? 자는거 아녔어?"
남편은 작은방에서 아기가 자는줄 알았다나.

난 아기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바쁘게 쓸고 딱다 보니까 첨엔 빨리 하고
애기 데려온단 생각을 했는데 세상에 까먹을게
따로있지...흑흑

남편하고 정신이 노래져서 마구 차를 달렸다.
문방구점 아줌마도 다른곳에서 출퇴근을 하신다.
세상에나...세상에나...
불이나케 문방구점으로 후닥닥 들어가니까
아줌마가 아기를 업고 있다가 불같이 화를 내었다.
"아니 새댁. 어쩜 그럴수 있어? 내 문도 못잠그고
집에도 못갔잖아? 어디로 이사를 갔는지
알아야 연락을 하지...세상에 원..."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거다.
남편이 아줌마의 손에 얼마간의 돈을 쥐어드리고
난 머리 푹 숙이고 사과를 했다.
"아줌마 죄송해요. 제가 정신이 없어서.."
"아니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그렇지. 애기 엄마가
애기를 안챙기고 뭘 챙겼수?"

아줌마는 첨에는 곧 오겠지 싶었는데
해가 빠져도 오지 않아서 아무리 연락을 할려고해도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나.
하긴 동네에 가깝게 지낸 사람도 없었으니
우리 전번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

아기는 울다가 얼르니까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날 남편한테 욕 엄청 얻어 먹었다.
그래도 아기를 찾았으니 천만다행이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 이 건망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