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6
<어린 소녀작가 보부아르>
시몬이 열 살인가 열 한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어린 두 딸한테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아마 너희들은 평생 시집을 못 갈지도 몰라.
지참금이 한푼도 없으니 말이다."
이말은 어린 시몬한테는 별로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의 말뜻을 좀더 이해하게 되었지만,
그녀는 결혼하지 못하는 것을 조금도 원통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그때 아버지가 덧붙인 말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니 너희들은 평생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직업훈련도 받아야한다."
집안의 어려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수입도 변변치 못한데다 걸핏하면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다.
p149
카스토르<★시몬 보부아르의 별칭입니다...tomato> 가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 무렵부터였다.
그러나 아직 할아버지와 큰아버지의 상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검은 옷 대신 회색 비단 옷을 골랐다.
그 드레스는 옷감이 얇고 스타일이 너무 천박해서,
일상복으로 입기보다는 파티복으로 더 어울렸다.
그녀는 같은 색깔의 싸구려 구두를 사서,
그녀자신의 표현대로 '우스꽝스럽고 흉측한' 옷차림을 마무리했다.
이 싸구려 구두는 금방 닳아서 신을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두 번 다시 이런 값비싼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패션잡지를 탐독하기 시작했다.
특히<마리 클레르>는 그 후 수십 년 동안 패션에 관한
그녀의 성경이 되었다.
이 잡지에서 그녀는 전등과 전등갓에 손수건을 늘어 뜨려
싼값으로 방을 치장하는 법과 광대뼈에 볼연지를 바르는 법을 배웠고,
값싼 모조품 스카프와 인조보석을 살 수 있는 곳을 알았다.
그녀는 자기 엉덩이가 너무 크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감추려고 헐렁한 스커트 위에 기다란 블라우스를
걸쳐 입기 시작했다.
이 차림은 활동하기가 편했기 때문에,
그녀는 유행에 무관심해진 뒤에도 이런 스타일을 선택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효과는 그녀가 원했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블라우스와 스커트의 색깔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녀는 옷이 더러워지거나 얼룩이 묻을 때까지
그 옷만 줄곧 입고 다녔다.
블라우스 단추가 떨어져나가고 스커트 단이 뜯어져 있을 때도 많았다.
그녀는 평생동안 납작한 구두를 좋아했는데,
한 번 구두를 사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신었다.
그녀는 옷에 관심이 많았고 멋져 보이고 싶어했지만,
멋진 옷차림을 유지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럴 능력도 전혀 없었다.
그녀는 물건을 쉽게 바꿀 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외모에 무관심한 여자라는 평판을 얻게 되었다.
p278
"시몬드 보부아르는 회고록을 쓸 당시
카뮈를 진심으로 미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고록에서 카뮈를 다룬 부분은 사실여부가 의심스럽다.
보부아르와 카뮈는 공통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보부아르의 편견을 염두에 둔다면,
그녀의 논평은 대단히 흥미롭다."
매카시의 경고는 그럴만한 근거를 갖고 있다.
보부아르는 카뮈를 '대단한 매력'을 가진
'단순하고 쾌활한 사람'으로 묘사하면서
"내가 그에게서 가장 좋아한 점은
자기 개인의 활동과 기쁨과 우정에 몰두해있으면서도
다른 사람과 사물을 공정하게 즐길 수 있는 능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실제로 만나본 카뮈는
자신의 복잡한 성격을 단순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기려고
애쓰는 인물이었다.
카뮈는 자신의 냉소적인 세계관을 지나칠 정도로
신랄하게 내뱉곤 했기 때문에,
보부아르는 그 앞에서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많았다.
그리고 보부아르에게는 카뮈의 말없는 자신감이
극단적인 자만심을 감추기 위한 가면으로 보였다.
그녀는 카뮈를 사르트르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생각했고,
그가 '마치 군계일학처럼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조그맣고 못생긴 사르트르가 그 그늘에 가릴까봐 두려워했다.
게다가 보부아르는 자기를 바라보는
카뮈의 눈초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카뮈는 보부아르를 정중하게 대하기는 커녕
관심을 기울일 가치조차 없다는 듯이 힐끗 쳐다보고는 무시해버렸다.
보부아르는 1982년에 이렇게 말했다.
"카뮈는 지적인 여자를 참지 못했어요.
지적인 여자와 함께 있으면 불쾌감을느꼈기때문에,
조롱하거나 아예 무시해 버렸죠.
카뮈는 나를 따돌리고 사르트르하고만 대화를 나누었고,
내가 억지로 대화에 끼여 들 때만 나한테 말을 걸었어요.
하지만 나한테 말을 걸때의 말투는 좋게 표현하면
냉소적인 조롱이었고, 모욕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대체로 무례했어요."
카뮈에 대한 그녀의 평가도 그에 못지 않게 가혹하다.
"카뮈는 지극히 단순한 정신을 갖고 있어서,
정치와 윤리와 철학에 대한 견해도 단순하기 짝이 없었어요.
글을 잘 썼는지 모르지만, 통찰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어요.
카뮈와 사르트르의 차이점은 사르트르가 진정한 철학자인 반면
카뮈는 순수한 언론인이었다는 거예요.
작가적 자질도 약간은 갖고 있는 언론인이었죠.
사르트르와 카뮈의 작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카뮈한테서는 어떤 충격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아무도 카뮈의 글을 읽지 않아요.
카뮈의 작품은 너무 피상적이고 빤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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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곳에 비가 오는군요.
ㅋㅋㅋ
하느님이 저의 편지를 읽으셨나봅니다.
^^*
날씨는 흐리지만 가족끼리 따뜻하고
유익한 시간을 맞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