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야그 입니다
갓 결혼해서 셋집을 구했는데 주택이었지요
64평 정도 되는 제법 마당도 있고 큰집이었어요
주인 아주머니는 그때 이십대 후반으로
그 큰집에 혼자 살고 있었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뻘 되는 분 이 남편이었는데
한달에 한번 왔다가 일주일쯤 머물다 가더군요
현지처
주인아줌마는 현지처라고 이웃에서들 그러더라구여
남편되시는 분 의 나이가 거의 60대였거든요
일본에서 골프간다고 마나님께 말해두고 한국으로
온다고 나중에 주인아줌마가 말해주더군요
이유야 어쨌든
그 집에 살때였는데요
나도 애기가 아직 없을때라 둘이는 심심하면
시장도 같이가고 그냥 화단 돌 에 앉아 노닥거리기도
했지요
어느날 거실에서 전화가 울리기에
(그땐 저희집엔 전화가 없었고 주인 집 전화를 같이 사용했음)
마침 아줌마가 잠시 가게를 가고 없기에
우리 방 샛문을 열고 바로 앞에 있는 전화를 받았네여
-모시 모시-
느닷없이 모시 를 찾기에
나도 장난기가 발동해서
-삼베 삼베-
이랬지요
그랬더니 뭐라고 일본말을 하더니 전화를 딱 끊더군요
아마 잘못걸었는 줄 알고 그랬나봐여
별 싱거운 전화도 다 있다 싶어서
마침 들어오는 아줌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아줌마는 두부봉지를 던져놓고 마구 웃어제끼더군요
나는 어리둥절했지요
갓 새내기 새댁이고 세상물정을 넘 몰랐던것도 이유일수
있지만
세상에나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더라고요
모시,모시,라는 말이 여보세요 인줄 어찌 알았남여
뒷날 아저씨가 나왔을때
인사를 못했다는 것 아닙니까
요리 피하고 저리 피하다가 어느날 화장실 앞에서
마주쳤는데
-삼베,삼베,-
이러면서 부르시더군요
에그 쥐구멍이 있었다면 이 큰 몸뚱이를 구겨서라도
숨고 싶었던 아득한 옛날
요즘도 전화를 가지고 가끔 친구들과 그런 장난을
해보기도 합니다만
그 당시 주인아줌마께 얼마나 미안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