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맞벌이 부부와 아이들이 만나는 날입니다.
20개월된 울 딸!
밤이 되기 전에는 절대로 집으로 들어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지 오빠(42개월)의 표현을 빌자면 날 새어 있을 때)
그 말썽꾸러기(2) 두 아이와 함께 날 새어 있을 때, 어쩔 수 없이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딸아이가 집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므로)
친정근처 조그마한 낚시터에서 잠시 낚시하는 것 구경하자고
차에게 내렸습니다.
그때 울 아이들 복장은 이랬습니다.
첫째인 오빠는 헐렁한 내복에 조끼하나 걸치고 맨발에 운동화.
딸아이는 분홍빛 얼룩 진 내복에 맨발.
낚시터 주변을 서성거리는데 작지만 물고기들이 제법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울 아들 신나서 천방지축 낚시꾼(?)들 주변을 뛰어다니고,
울 딸 아빠에게 안겨있지 않겠다고, 내려달라고 떼를 쓰고,
아빤 어쩔 수 없이 맨발의 아이를 콘크리트위에 내려 놓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콘크리트밑에서 두명의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낚시터 물가 바로옆에 놓여있는 사각형의 콘크리트는 그 안이 비어
있었고, 그 빈 공간에 두명의 낚시꾼이 자리를 잡고 열심히(?)
물고기를 낚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울 딸 그 콘크리트끝에 엎드려 콘크리트안의 낚시꾼들에 의해
올라오는 몸부림치는 물고기를 신기한 듯 쳐다보며 외쳐대었습니다.
"물고기야, 일루와"
두 손을 벌리며 "물고기와 일루와"
울 아들 질세라 합세했습니다.
5살 사내아이와 3살짜리 여자아이가 콘크리트상자(?)위에 엎드려
잔잔한 수면(낚시터)를 향해 외쳐댑니다.
"물고기야, 일루와"
낚시터에서는 조용히 해야하는 것을 모르는 체....
"그렇게 소리지르면 물고기들이 다 도망가요" 엄마의 말은 그저
허공을 향한 공허한 말일뿐,
처음에는 물고기가 좀 잡히더니 뜸하니까,
울 딸,
이번에는 낚시터의 잔잔한 수면을 향해 두 손을 내밀며 외쳤습니다.
"물고기야, 일루와"
울 아들 합세했습니다.
"물고기야, 일루와"
우리 두 아이의 외침에 낚시꾼(?)들이 자꾸 쳐다봅니다.
우린 두 아이를 안고 황급히 낚시터를 빠져 나왔습니다.
앞으로 아이들과 절대로 낚시터(?)에는 가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