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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키웠고, 키울 것이겠건만...


BY 나 여자 2001-05-22

23개월과 36개월의 딸 아이들을 데리고 만들기를 공짜로 가르쳐 준다는 프뢰벨 사무실에 갔다.
오늘이 첨이라 부푼 가슴을 안고 우리 큰 딸 만들기 하면 얼마나 좋아할까싶어 비가 와도 우산들고 집을 나섰다.
우리집에서 차들이 다니는 곳까지 100미터가 채 안되는 거리지만 연년생 두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려면 10분은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오늘 비가 오는 탓에 빈차들도 휙, 휙, 휙....
화가 났지만 그 사람들도 싼 택시비 벌려고 아이 둘 딸려 차 타고 내리는데 시간 걸리는 아줌마를 태우고 싶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꾸욱 참았다.
택시를 잡다 잡다 못 잡으니 옆에서 마을 버스 기다리던 어떤 아줌마가 아이 하나 올려줄테니 버스 타자고 했다.
난 넘 고마웠고, 아이를 데리고 300원이면 갈 수 있는 버스를 탈 수가 있었다.
프뢰벨 사무실에 도착한 순간.
또 한번 황당.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 만들기가 아니라 엄마가 만들기를 하는 거였다.
세상에나....
하는 수 없이 재료비 1500원을 주고 내가 만들기를 해 가지고 집으로 향하는데 이 놈의 아이들은 왜 이리 말을 안듣누.
비가 오니 강아지처럼 한 놈은 이리, 또 한 놈은 저리 뛰고 있는 것이다.
큰 소리가 절로 나는 상황.
에이구.... 그 상황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우악스런 아줌마로 변해 가고 있었다.
설상가상인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큰아이 신발이 벗겨졌다. 에구에구.
택시 타는 곳까지 어찌 어찌 해서 가긴 했는데, 택시 잡기가 힘들긴 또 마찬가지.
간신히 맘 좋은 개인 택시 아저씨를 만나 차를 탔는데, 집앞에 거의 다 와서 그 아저씨의 실수로 큰 트럭을 살짝 들이 받아 택시의 미등이 약간 깨졌다.
난 너무나 당황스럽고, 미안하고, 뭐라 말 할 수 없는 당혹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택시비는 1,800원 나왔지만 10,000원을 드리려고 했는데,
지갑을 여는 순간, 에그머니 딸랑 2000원밖에 없는 거였다.
은행 들러 돈을 찾는 다는 걸 아이들 난리통에 깜박한 것이다.
또 한번 당황한 나는 그냥 1,800원만 드리고 내리는 상황을 맞이했다.
어쩌다 내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나 싶어 울고 싶었고, 너무나 서러웠다.
이 서럽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이 심정 아가씨들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나두 우아한 아줌마가 되고 싶었고, 택시 기사에게서 푸대접 받는 그런 사람은 되기 싫었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그 택시 기사 아저씨 차 번호도 눈이 나빠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서울32사 6269였던 것 같은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머리카락이 흰색이었고 노란색 유니폼을 입으셨던 그 아저씨 너무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혹시 이 분 아시는 분은 리플 달아 주세요.)
베풀어 주신 친절에 보답을 못해 전 지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