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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아침에 아주 맛난 완두콩밥 먹었어요.


BY cjswl333 2001-05-29

요즈음 완두콩이 한창인 계절인데 웬 완두콩밥 자랑이냐구요?

어제 (5.28 월) 아침 9:30분쯤 19번 버스에서.....

경동시장에 멈추었을때

미색 티셔츠에 까만바지를 입은 아줌마가 양손에 잔뜩 든 장바구니... 그 중 하나는 한관은 넘을 듯한 껍질째인 완두콩 자루...

아 !
완두콩 계절인가보다.
해마다 딸기쨈, 풋마늘 절임, 완두콩 사서 냉동고에 넣어 놓고....등등 저장음식을 때 놓치지 않고 하느냐고 애쓰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컴퓨터 배운다는 핑계로 계절을 자꾸 놓치고 있었거든요.
값이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서...

저... 관에 얼마나 하지요?
"5,000원 줬는데요"하시더니....
"완두콩은 두 종류가 있는데, 파랗고 큰콩보다 이렇게 자그맣고 노리끼리한게 맛이 훨씬 좋아요. 지난번에도 두관사서 나눠 먹고 이렇게 일찍 오지 않으면 이 콩은 살 수가 없어서 일찍 온거예요"
.....
자꾸만 절 보시더니
"가방에 비닐 같은거 없나요?"
왜요?
"좀 줄려구...."
사오시는 걸 뭘 ... 괜찮아요.
자꾸만 뭘 달라시기에 손수건을 내밀었더니

손수건에 가득하도록 싸 주시는 거예요.
저녁에 집에와서 까보니 네식구가 2 - 3번은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답니다.

맛이요?
너무 고소한거 있조... 시골에서 울타리에서 따서 바로 해 먹는 풋콩맛이었어요.

오늘 아침에 일찍
경동시장엘 갔어요. 대강 들은대로 갔지만 가게이름도 없는데
어떻게 그 분이 산 곳을 찾을 수 있겠어요...

그런데..
거짓말 같지만 바로 그 가게를 찾은거 아세요?
돈을 치루면서 버스속에서 어떤 아줌마... 로 시작하는데
"아 그분요 어제 3관 사서 여기서 나누어 갔어요. 그 전에는 두관 사갔고...."
어쩌면....

어제는 뜻하지 않은 친절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오늘은 힘들게 시장 봐오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힘든일만 많은 요즈음
그 아줌마 때문에 이 계절이 너무 아름다와 보이네요.
아줌마 고마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