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알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고선
님은 떠나고 말았읍니다.
님께서 머물다 간 자리가
이다지도 크고 깊은줄은,
그 빈공간에 채워진 아픔과 슬픔이
이다지도 애절할 줄은 정말 몰랐읍니다.
그리고 전 지금 그것이
혼자됨에 대한 아픔이 아니라
믿음에 대한 실망이라는 걸 알았읍니다.
우리는 우연이라 예기하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필연으로 만났나 봅니다.
님은 진정 치유 할 수 없는 아픔을 안고
혼자 그렇게 힘들어 하고 있었읍니다.
전 진심으로
님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읍니다.
그리고 님의 슬픔이 너무나도 안스러워
그 고통 그 슬픔
제가 대신 안아 주고 싶었읍니다.
그리하여 지금 전
순진하고 어슬픈 소원에 화답되어
자신이 내뱉은 어눌한 약속에 속박되어
저 자신도 주체 하지 못할
사랑의 고통을 대물림 하고 말았읍니다.
저는 지금 너무도 서러워 눈물 흘립니다.
내가 만든 사랑도 아닌
내가 각본하지도 않았던 사랑의 비극 속에
어쩌다 출현하여
그 눈물 그 사연
혼자서 다 껴안고 가야 하나 봅니다.
어쩌면 한순간 전
님을 위해 배려하며 위로 했던 자신이
후회스럽기도 하였읍니다.
그러나 전 소망합니다.
슬픔의 대물림으로 설사
이 내 마음 갈기 갈기 찢어져
형체조차 알아보지 못 할 상처를 입더라도
진정 님께서 그 슬픔으로 부터 자유로워 진다면,
행복해 진다면
기꺼이 온마음으로 받아 가렵니다.
저는 알고 있읍니다.
어쩌면 오해일 수도 있는 뜻없는 감정이
내게는 사랑으로 다가왔음을.
지금 전 신께 고백합니다.
덧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다시 한번 기억하여 님을 생각 할때
아직도 그님은
제 가슴 속 그곳에
천사로 남아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