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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또는 나에게
BY 봄비내린아침 2001-06-14
20001.5.31
health를 마치고 나서니 잔뜩 흐리던 하늘께서 비가 오고있네.
때마침 걸려온 네 전화..
우산들고 와주면 좋을텐데...
무심코 던져놓고 보니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고없이 비가 오는 날이면
"어쩌지?" 하고 발동동 구르고 선 내 앞에
큼직한 우산들고 거기 네가 서 있어 준다면..
그런날은 모든 계획 다 펑크내고
창이 널찍한 커피점에 앉아
그냥 마주보고앉아만 있어도 좋을텐데..
욕 심.
과한 욕심임을 알고 고개를 저어...
아직 덜 마른 축축한 긴머리를 쓸고
막 비를 맞으며 문을 나섰어.
볼에 닿는 차건 비의느낌
차라리 상쾌하다..
숱이 많은 내 머리는 6개월전쯤인가
곱슬레이트를 했었는데..
약발, 돈발이 떨어지기 시작한 즈음..
조금 푸석하고 부품해지기시작했다.
곱슬레이트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특히 숱이 남들의 2-3배는 되는
그것도 어깨어래까지 쭉뻗은
내 머리를 펴는데는
보통 서너명의 미용사가 붙어서
팔운동을 해야한다.
너무 오랜 공정이기도 하려니와
큰 맘 먹지않고는 할 수 없다..너무 힘드니까..
5분쯤 걸었나?
이렇게 무작정 걸어가면 그 끝이 어딘가
문득 생각한다.
인생?
잘못된 글씨를 지우듯 지우개나 덧씌울수 있는
수정테이프가 인생에도 적용이 된다면
싸악 지우고 다시 멋지게 살 수 있을라나?
푸훗!
무얼 지우고,무얼 안지우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이 내게 주어진다면
난 무얼 지울 수 있을까?
무얼 남길 수 있을까?
한때는,,
난 내 인생과 내 존재를 통틀어
고집스러울정도로 사랑 한 적 있다.
그닥 부유하지않은 농가의 딸로 태어났어도,
오로지 땅밖에 모르는 농부인 아버지,,
새벽동이 틀무렵이면 대문께를 지게를 지고 나서셨고
다시 그 해를 등에 지고 투닥투닥 마른걸음으로
돌아오시던 내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외고집에 진저리를 치시면서도
늘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만 심어주시던 어머니..
따지면,
부족한 것 투성이었지만,
나는 나의 존재와 나의 가족과 나의 환경을
사랑했다..
아니면, 사랑하는 척 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서른다섯의 중간쯤에 선 나..
난 나를 아름답고 사랑스런 눈만으로 볼 수가 없다.
마음?
글쎄다..
인생이란 건 무엇이 정도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모르는 까닭에..........
오늘 난,,
뭐 특별히 할일이 없어서
장농이며, 서랍장을 죄다 뒤집어 엎었다 다시 챙겨넣었다.
너에게
'단순해서 좋겠다'라고 말한건,,
자꾸만 단순해지려는 내 사고에 제어를 걸고싶었는지도 모른다.
참지못하고 외가닥으로 몰입하고있는
내사고가 나도 두렵고,,,두렵고,,,
오늘,,
바람이 조금 불었다.
뙤약볕을 토하던 더위는어디로 간겐지..
더웠다가 바람이 불다가 비오다가 다시 더워지곤하는..
날 씨......
우리 인생에도 늘 이변처럼
웃다가 우는날,
맑다가 흐리는 날...
그런날로 ??여 흐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