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들었어도
아직은 괜찮다고
아직은 쓸만한 얼굴이라고
아침마다 거울앞에서
최면을 걸고 걸다못해
아예 믿고 사는 나는야 자뻑아줌마(허걱 기절해서 쓰러지는 소리)
남들이야
무신 그얼굴을 가지고
무신 그 몸뚱이를 가지고
하겠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는거 아니겄어여
자뻑아줌마의 최대조건이라 할수있는
가죽 심장
철판 깐 얼굴
그리고 하나더
유행이라면
뒤질수없다며
최첨단 패션정보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남보다 앞지를순 없지만
떨어진단 소리에는
쿵 ~
자존심 송두리째 거덜나는 소리에
가슴아파 하며
살다보니
나이에 맞지않은 행동도
나이에 맞지않은 옷차림도
나이에 맞지않은 헤어연출도
되더란 말이시
올 여름 유행한다는
야리끼리
색깔들어간 알이 큰
선글라스 를 장만하고
아직 휴가는 더 기다려야 겠고
그렇다고
문갑속에 둘수는 없고
자뻑이 끼고 거울을 보니
세상에 이렇게
통유리창을 달고 있어도
어느 스타못지않게
어울리더란 말이시
그러니 문갑속에 기냥 둘수가 없더란 이거지
시장 가면서도
은행가면서도
부지런히 통유리창 끼고
다녔다 이말씀
키키키키
통유리창을 통해본
세상풍경이
참 멋있다 감탄하며
전방 5미터에서
자꾸 바라보는
남방셔츠의 시선을
못느끼는 척 해가며
최대한 잘난척 우아 내지 고상을 떨며
가는데
자뻑 최대의 실수라니
남방셔츠와의
거리는 불과 1-2 미터
머리를 너무 추켜 들었던 것일까
무게중심이 우짜자고
왼편으로 쏠리면서
그날따라 하이힐은 왜 신었던가
하필이면
남방 앞에서
발이 삐끗하며
사정없이 전봇대에
얼굴을 부딪칠게 뭐람
아우우우우 아으으으
이 무신 스타일 구겨지는 소리
자뻑의 입에서
이런소리가 나오다니
시방 그것이 문제가 아니고
얼굴에서 망가지는
무슨 무슨 제 라는
선글라스가
전봇대에 부딪쳐
깨지고 쪼그라지고 우그라지고
구겨지는건 자뻑만 아니더라 이말씀이시
아줌마 괜찮습니까
허걱
놀라고 놀라워라
가까이서 본 남방은
칠십에 가까운 할아버지
오미터 전방에선 분명 멋진
중년이었는데
분명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이게 무신 망신살
이 할아버지 눈에
자뻑의 차림새가
이상했나
그것도 모르고
고개치켜들고
뾰족구두신은 다리에
양껏 힘주며
또각 또각 걷는답시고
폼잡다가
전봇대를 들이박다니
안경이 꽤 비싸보이는데 눈은 괜찮은감
아버지같은 따뜻한 말씀에도
미처 고맙단 말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는 우리의 자뻑여사
그래도 끝까지 우기고 살아야지
내멋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