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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바의 연인


BY 자두 2001-07-04

"장모님 안돼요, 카스바의 연인 불러야 되요~~"

이게 뭔 소리랑가?
우리 신랑 인사불성이 되서 엄마를 뒤에서 꼭 끌어안고 계속
주절거린 말이다.

얼마전 울아부지 환갑이 있었다. 단촐하게 가까운 친척만 모여 좋은 식당에서 점심먹고 아부지 좋아하는 옷 한벌 해드리는 걸로 낙찰을 보았다.

평소 울 신랑 처가에 가도 사위끼로 모여도 술안먹고, 티비나보고, 가끔 바둑이나 두고, 늘어져 책만 읽어대니 본인이 생각해도 좀 찔리는게 있던터라 아부지 환갑때만은 화끈한 모습을 보여야 겠다고 생각을 했나부다.

친정 내려가며 환갑때 노래는 뭐할꺼야~~ 하고 물어보니,
'카스바의 연인'하고 당차게 말하는 거다.

분위기 맞추려 절대 못외우는 노래 가사까지 외우고 차안에서 한번 불러본다. 역시 가사 안까먹었다고 혼자 흥분하며 좋아하는 모습이라니... 일 낼줄 알았지.

환갑날 점심때 사위셋과 사촌오빠 몇이서 아부지 생신에 기분 띄운다고 백세주를 30병이나 마시더니 집으로 와서는 또 양주를 두병이나 깠다.

이때, 울 신랑 소주 석장이 주량임에도 불구하고, 독하게 맘먹고 막 퍼먹더니만 드디어 맛이 가고 말았다.

다들 3차로 노래방 간다고 나서니 가누지도 못하는 몸으로 비척거려 엄마가 신랑 붙잡고 좀 누워있으라 하니,

울 신랑 엄마를 꼭 끌어안고 계속,
"장모님 안돼요, 카스바의 연인 불러야 되요~~"를 외치더만
급기야 마당으로 뛰어나가 "그날밤 그 카스바에, 그날밤 그 거리에서, 처음만나 사랑을 하고~~" 까지 부르고는 기절해 버렸다.

술취한 신랑 모습을 첨 본 나는 넋이 빠져 울고불고 날리치고, 울 신랑은 기절해서 계속 토하고, 비위약한 엄마대신 남동생이 밤새 엄청 고생 많았다.

그 후에 어찌되었나? 하면

울 신랑 술만 보면 경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