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개인적인 사건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잘 모를 뿐인 한국 기독교의 전반적인 흐름내지 분위기인가? 그야말로 무지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교리인가, 한국인임을 부정하는 그들만의 언어인가?
내가 이집에 시집오던 당시에는 이집은 철저한 유교 집안이었다. 맏며느리인 나는 물론이나 지성으로 제사를 받들었으며 한국의 맏며느리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무거운 의무를 수행하였다. 결혼생활 십오 년이 넘어섯을 때, 나와 비슷한 나이의 시누이가 기독교에 귀의하였다. 안 믿으면 지옥, 믿으면 천당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논리로 밀어붙인 덕분인지 아니면 그들 말마따나 주님의 은총이 충만해서인지 시어머니 교회에 나가셨고, (제사 지낼때는 나혼자 장만하는 음식을 일일이 점검하며 하나라도 빠지거나 부실한지 감시하고, 딸과 그 이후에 교인이 된 막내아들, 그리고 뒤늦게 얻은 막내며늘이 제사에 불참하거나 가족행사 외면하는 건 교회 다녀서 그런다고 두둔하시길 끝까지 일관하시는 이중잣대를 끝내 들고 계셨다) 막내 부부가지 합세해서 기독교도가 제법 여럿으로 늘었다. 장남 차남네 빼고는 다... 그래도 모든 세상 의무는 우리가 독차지하다보니 제사 역시 장남인 우리 식으로, 그리고 시어머니는 그걸 원하셨다.
이런 분위기속에 시어머니 돌아가셨다. 우리에게는 그곳에 근무할대 나와 우리 가족이 7년쯤 살다 온 고향 마을이 있다. 그곳으로 어머니를 모시게 되어 마을 분들께 연락을 해두었고, 그곳의 상여집에서 꽃상여를 마련해둔 상태에서 영구차로 마을에 도착했다. 어머니와 막내시동생이 다니던 교회에서는 교회 소유의 소형 봉고버스에 신도들과 목사가 별도로 타고 갔다. 목사가 되길 원하는, 그리고 어머니의 총애를 받던 막내의 강력한 주장을 받아들여, 어머니가 어쨌든 몇해라도 다니신 기독교식과 절충하여 장례절차를 밟기로 합의한 상태였으니 목사는 장지에 도착한 이후부터의 기독교식 장례를 주관하로 온 셈이고 우리는 그를 위하여 두툼한 봉투도 하나 마련해 갔었다. 장지는 마을에서 도보로 (그곳부터 좁은 산길)삼사백 미터거리에 있었다. 어머님 유해가 차에서 내려지자 기다리고 있던 꽃상여가 관위에 얹어졌고, 인심좋은 마을분들이 (거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고, 부녀회원들은 국을 끓인다 음식을 나눈다 하루 노력봉사 나오셨다. 그분들 말씀이, 내가 예전에 살적에 마을 사람들 일에 헌신적이었기 때문에 마음먹고 도우려고 회의를 했단다)
그 마을에는 상여 소리를 아주 구슬프고 구성지게 매기기로 유명한 분이 계셨다. 나이든 마을분들의 어깨에 어머님의 꽃상여가 매어지고, 그분의 첫 소리가 마악 시작될 때였다.
"이런 사탄들과는 상대할 수 없어! 우리 교인들 철수, 철수!"
웬 군대식 구령소리가 들리길래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보니, 목사란 양반이 늙수그레한 교인들을 손으로 지휘하며 봉고버스속에 몰아넣는 중이었다. 교이니들 중에서도 몇분은 이게 아닌데, 라는 말을 입밖으로 흘리며 차속에 들어가길 꺼리는듯 했으나, 목사양반의 지휘가 워낙 강하고 적극적이며 분노에 차 있어서인지 모두 슬금슬금 차안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우리 막내 시동생, 짚고 있던 지팡이를 휙 내던지고 봉고차에 따라서 타는게 아닌가. 그리하여 주변은 엉망으로 술렁대고, 눈치빠른 마을 분들은 상여를 도로 내료ㅕ놓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남편은 맏상주의 위치를 벗어나서 목사한테로 달려가서, 오늘 일을 무리없이 끝내 달라 달래고 사정했지만 더욱 기가 펄펄 나서 사탄들의 잔치에 놀아날수 없다고 성령을 모독하지 말라고 소리를 치더니 휘리릭 차를 출발시켜 버렸다. 남편은 다시 마을분들한테로 되돌아와 사과를 하고 , 그분들이 다시 상여를 메고 장지에 도착해
ㅆ는데, 기독교 식으로 하기로 한 터여서 제사 음식도 제대로 마련 안되었고, 남편 직장 동료며 고향의 동창생들, 옛친구들, 무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신 분에 대한 애도는 흐트러지고, 죽도 밥도 아닌 꼴이 되고 말았다. 마침 그때, 우리 막내 시동생의 신학대학 동기생이라는 두 청년이 나서서 성경을 들고 기독교식 장례를 진행했으니 망정이지 이런 난리가 없을뻔 했다. 간신히 무마하고 집에 돌아오니, 우리 막내, 내 친정엄마가 지키고 계시는 집에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점심 어쨌냐고 물으니 교인들과 오다가 순두부집에 들러 사 먹었다며 돈 달랜다. 기가 막혀서.... 목사 몫이라고 마련한 봉투에다, 부주돈 들어온 돈을 절반 떼어 주니 덥석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나간다. 철이 없다기에는 서른 셋이란 나이가 너무 아까웠다. 이것 말고도 , 나 너무 어이없는 꼴 많이 당해 말로 다 못할 지경이다. 그들 말 들으면 (말 무지 잘한다. 말 잘하는 걸로 치자면 변호사도 못 따라간다)자기네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은 전부 죄인들인 모양인데, 하는 짓들은 영 존경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 그만두더라도, 독선 하나만은 가히 살인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