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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불러보고싶다.


BY 늘봄 2001-07-06

나의 어머니라고 큰소리로 불러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름 만으로도 벅차오르고
눈물이 고여오는 이름
한번이라도 그 어머니를 불러볼수 있었으면
나의 어머닌
평생을 들 일을 하며 사신 분입니다.
그리고 호강한번 못해보신분
요즘같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어지럼증을 느끼며
때로는 쓰러져 엎혀서 돌아오실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머니의 모습은 머리엔 땀내나는 수건한장을
쓰고 작업복 차림의허름한 행색과 구리빛의 얼굴입니다.
항상 어둑어둑해질때면 가족 밥걱정에
무거운 발걸음 재촉하시는 어머니
그러면서도 새참이라고 빵한개와 우유를
드시지도 않으시고 이 못난 딸자식 먹일려고 수건에 싸서 남몰래 가져 오신다.
그 자식은 그 빵을 맛보기에만 바빴다.
건네 주시는 그분의 배는 등짝에 붙어 있었으리라.
어느해던가,
처음으로 계 모임에서 제주도엘 가신다고 했다 .
그러나 변변한 옷 한벌이 없었던 터라 어려움없이
사시는 외숙모님께서 어머니를 모시고 쇼핑을
가셧다.
어머니손수 자신이 입으실 옷을 고르기엔 그것도 그럴듯한
양품점에서는 꿈도 못꾸는 일이었다.
그러나 어머니에겐 그렇게 옷한벌을 평생에 한번
건지신것 같다.
돌아오시는길에 구두도 샀다.
저녁에 어머니의 모습은 처음보는 철부지 어린애의
모습그 자체였다.
이건 꿈이란 것이다.
그렇게 고생을하셨어도 내집에서
누구한사람 해 드리지못한 옷 한벌,구두한켤래
아마도 어머닌 뜬눈으로 밤을 지세웠을 것이다.
성인이 되어 내손으로 돈을 벌어보았지만
좋은옷 한번 사들이지 못하고 화장품하나 변변히 사드리지
못한것 같다
시집가 멀리살고 있어서 어머니의 임종을 보지 못햇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하지만 가시는 길엔
이 하나밖에 없는 못난 딸이 사드린 옷을 입고 가셨으리라.
이제야 어머니는 나에게서 정을 다 거두셨나보다.
그러고보니 어언 십여년을 넘겼구나.
어머니를 마음껏
불러볼수 있을때까지가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다.
나의 어머니
엄마
큰소리로 정말 한번 불러보고
안겨도 보고싶은데 .....
참, 엄마는 외손주들을 한번도 보신 적이 없습니다.
엄마 찾아뵈러 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