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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트레야의 시집살이 2 - 머리이야기


BY 마이트레야 2001-08-08


오늘은 머리에 얽힌 얘기를...

저는 특히 신랑이 제 머리칼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땐 머리결에 반해서 결혼했다는 얘기도 하고...


지금은 좀 짧은 편이지만(스타일 바꾼다고 미용실 갔더니 싹둑 잘라
놓았어요.. 그래두 남들은 긴머리라는.. ^^) 얼마 전까진 긴 머리였
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허리도 지나 엉덩이도 지나...


앉아잇다가 잠시 일어났다 다시 앉으려면 머리카락을 어깨에 걸쳐놓
아야지 그냥 앉으면 엉덩이에 머리카락이 깔려 혼자서 아~아~ 아푸!!
할 정도로...


길가면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볼 정도로 긴 머리였거든요.
길어도 너무길죠?


의외로 어머님이 다른 건 절대 간섭을 않는데
머리 얘긴 몇차례 하시더군요.


"아가.. 그 머리 너무 길다... "


"넹. 좀 길죠."


자를 줄 아셨나보다.
담에 또 만났는데.. 여전히 기니까... 한마디...



"아가, 니 그 머리 좀 확 끊어뿌라!!"(경상도.. 어머님...^^)


"싫어요!!"


(저는 싫은건 그냥 싫다고 해버리는데... 좀 문제가 있죠..

헉!! 어머님 살짝 당황... 회유작전으로...)



"그 머리 끊으면 편하데이... 니 머리 끊으면 핀 사주꾸마."


"지금 사주세요. 삔! 예쁜 거 사주시면 긴 머리에 그냥 꽂아도
예뻐요. 지금 나갈 준비 할까요?"(어머님 잠시 고민... 협박 작전으
로...)


"니 자꾸 그카믄 니 잘때 내 가위들고 가서 확 끊어뿐다!!"


(오옷~~ 강력하게 나오시는 우리 어머님~~ 나도 그럼 작전을
바꿔... 눈망울에 이슬이 고이는 척... 구슬픈 목소리로...)


"어머님, 제 머리가 그렇게 싫으세요?"


"아이, 뭐 그래 싫은기 아이고..."(조금 겸연쩍은 미소..)


"아니에요. 어머님... 저, 어머님께서 무슨 뜻으로 그러시는 줄 알
아요... 돈도 한 푼 못버는 주제에 제가 머리가 기니까 물값, 샴푸값
더 드니까... 신랑이 번 돈을 아끼지도 않는 헤픈 며느리라 생각하시
는 거죠? 죄송해요...


어머님께서 다 저희를 생각해서 그러시는 건데... 어른 말씀하시는
데 따라야죠... 나중에 제가 돈벌면... 그러면 머리 길러도 될까
요... 그때는... 허락해 주실건가요...?"


(안쓰럽게... 고개를 숙이고... 슬픈듯... 어머님 당황하기 시작)


"아니, 내는 그기 아이고... 내 메누린데 치렁치렁하이 긴거보다
는 좀 산뜻하게 차리고 다니는기 않좋겠나 해서 한건데..."


"아니예요... 땡전 한 푼 못버는 주제에 집에 있으면서 아낄 수 잇
는건 아껴야죠... 신랑 고생해서 버는 돈을 소중히 생각하지 못하는
저는 나쁜 여자예요..."


암울한 분위기.... 어머님은 말은 꺼냈는데 어쩌지는 못하고...


그 순간 아버님이 혜성같이 등장!!


"내뚜라 마!! 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머할라꼬 시어무이가 이래라
저래라 카노?


저 귀찮으면 짜르라 카지 않아도 다~아 지 알아서 짜른데이.


냅뚜라. 늙은이가 젊은사람 자꾸 간섭해싸면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
이랑 안놀아 준데이.


안놀면 누가 손해고? 늙은이가 손해지. 이제는 시어무이가 메누리
를 예뻐해주는기 아이고, 젊은 사람 맘에 들게 늙은 사람이 해야 되는기라. 알았나? 이 얘기 다시 하지 말래이!"


예기치 않은 아버님 출현으로.. 난감해하시던 어머님...
때는 이때다.. 피할 찬스!!


"아이고마!! 부엌에 뭐 올려놨는데!!" 하고 얼른 뛰어가시는데.....


등뒤에 비수를 꽂는 아버님의 한마디!!


"저, 저 봐라. 남의 일에 참견하느라 제 일도 몬하고...
그 냄비 태웠으면 내?아삔데이!!"


그 뒤론 ... 머리 얘긴 없고... 후훗! 그렇네요...


저의 아버님이 매우 재밌으신 분인데... 훗~ 그 얘긴 담에...

휘리릭!!

BY maitre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