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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빼면 시체~


BY 잔차조아 2001-08-26


일요일 오후 4시.

저기 저쪽 다리밑으로 물놀이를 갔다.
가게를 한답시고 여름내내 아이들에게 물놀이 한번 못 하게 한 것이 미안했고,
너무 더워서 인지 가게에 오는 손님도 별로 없어서 후다닥 밥을 싸가지고
나선 길이었다.

이웃들에게 전화를 해도 모두들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갔는지 전화를 받지 않아
우리 가족만 가게 되었는데, 다리 밑에서 돗자리를 펴 놓는 사이
아이들은 수영복을 입고 물로 먼저 뛰어 들었고, 우리 부부는 늦은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행복의 모습은 비슷비슷하다고.....
우리 부부가 마주 앉아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좋아 보였는지
예순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이 지나가시면서,

"참~ 좋다~ 참 좋아~ 어째 저키 좋을고~ "

하시며 부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행복한 칙~ (척) 하면서 물놀이도 하고, 과일도 먹고
그랬는데 ...... 갑자기 하늘이 우르르꽝꽝~ 하는 소리를 내며, 먹구름을
끼우면서리, 비를 퍼붓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우린 후다닥 돗자리를 걷고, 아이들을 다리발 아래로
피신?을 시켰는데 ....... 거기까지는 좋았다.
근데 갑자기 남편이 ( 우리가 비를 피하고 서 있던 ) 높은 다릿발에서
뛰어 내리더니 빗속을 달려서 어디론가 가길래 보니
다리 밑에 솥 걸어 놓고 멍멍이를 삶아 먹던 야유회팀의 화물차 쪽으로
달려 가는 것이었다.
그들은 비가 오자 화물차를 냇가 바닥으로 끌고 와서 솥이랑, 가스통 두 개랑
아이스박스등 기타 여러 가지 것들을 싣고 나갈 요량이었던 것 같았는데
모래밭에 1톤 화물차가 빠져 버렸던 것이었다.

그러자 차에 대해서는 머~ 풍월깨나 읊는 남편이 영웅심에 어째해 볼끼라고
달려갔나본데.......
아무리 힘이 들어도 지딴에는 차 꽤나 안다는 대한의 남정네들이 첨 보는
남편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 모양이었는지 매연 시커멓게 나오는
차 꽁무니에 붙어서 죽자사자 차를 밀고 있었다.

비는 추질추질 오는데 참 주책이었다.
그 화물차 일행들은 팔짱끼고 다리밑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과 생면부지인 자기가 왜 옷 다 베려가면서 그카고 있냐고요~~
내가 그쪽을 보며 아무리 오라고 손짓을 해도 남편은 영치기 영차~를
외치며 차를 밀고 있었다.

그래도 차 바퀴는 모래밭속으로 점점 빠져 들어 갔고, 급기야는 트랙터까지
가져와서는 차를 우째우째~ 하더니 겨우 끌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수고로 삶다 남은 개 다리 하나라도 얻어 올란가 싶어서
침을 삼키며 그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빈손으로 탈래탈래
비 맞은 생쥐꼴을 하고 온 남편이 하는 말~


" 차 밀다가 똥짜바리 다 빠지는 줄 알았다~ "

참내~~~ 누가 하라고 했으면 삼십육계 도망갈낀데
주책도 오만부득? 이지 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