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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BY 지나가는여인 2001-08-29


-가을 들녘에서-





가을 바람 이는 

들녘으로 가자.



그 곳에 서면 

바람은 얼마나 고마우냐.



내 몸 이곳저곳 얼룩져 묻어있는

외로움과 쓸쓸함 모두 찾아내어

창공으로 날려보내니



그 곳에 서면 

강물은 얼마나 고마우냐.



내 마음 깊은 곳 

찌던 삶의 찌꺼기 모두 찾아내어

강줄기 속으로 흘러보내니



그 곳에 서면 

산은 얼마나 고마우냐.



내 눈가에 맺혀있는

그리움의 눈물들 모두 찾아내어

산그늘 속으로 숨겨버리니



가을 바람 이는 들녘엔

여름 땡볕에 속 알이 하다

이제야 미소 짖는 들풀들과

가을 바람소리 반가워

함께 노래하는 풀벌레들과

저 멀리 으스름 산그늘과

쉼 없이 흐르는 강줄기아래

넓게 드리워진 노을 속 

신비로운 풍경 가득하여

들녘은 이윽고

초록 요정의 나라가 된다.



가을은 맨 먼저 들녘으로 와서

풀잎에 입 맞추고

여름의 마지막 숨통마저 조르고서

이곳에 바람을 심어

신비로운 향기로

산의 모든 것

강의 모든 것

들의 모든 것을

그리움의 빛깔로 만들고



들녘에 

어둠이 내리면

그리움은 꿈이 되어

밤하늘 별빛 속으로 흐르고



지난 여름내

기다림에 지쳐 잠 못 들었던

수많은 밤들이 그리움들 속으로

몸을 던지며 야단법석을 떨고



들녘은 

신비로운 바람과 함께

아득한 꿈길 되어 발아래 머문다.



--yanggo